6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민주화 운동의 대부 김근태 고문의 빈소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식장 입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표, 이해찬, 등 여야 정치인들과 재계와 언론사 등 각계 각층에서 보낸 수많은 조화가 김 고문의 지난 발자취를 기리고 있다.
조화에 달린 리본에 쓰여있는 “고문 없는 하늘 나라에서 평안 하소서”와 “민주화의 큰 별,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의 문구들이 김 고문을 떠나보내는 조문객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11시 10분쯤 이명박 대통령의 조화가 장례식장에 도착했고 의전 담당 우원식 전 의원은 김 고문이 생전에 “이 대통령을 민주 독재자라고 했다”며 이를 거부 했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받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조문객의 발길이 뜸한 오전 시간이지만 김 고문의 빈소에는 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문객들은 군사독재 정권 당시 수배와 투옥을 반복하며 민주화에 헌신했던 고인의 깊은 뜻을 새겼다.
또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다.
빈소가 마련된 뒤 가장 먼저 한명숙 전 총리와 정세균 전 대표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수 십년 동안 민주화의 동지이자 훌륭한 후배였다”고 기억하며 “함께할 시간이 많은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가서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민주와 진보를 잇는 유일한 가교 역할을 하실 분을 잃었다”며 20년 전 서울구치소에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 김 고문과의 추억을 꺼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 외에도 손학규 정동영 등 민주통합당 소속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이해찬 전 총리, 통합진보당 권영길 의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조정래 작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 고문의 장례는 '민주주의자 김근태 사회장'으로 5일 동안 치러지며 김상근 목사와 지선스님, 함세웅 신부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장지는 마석의 모란공원으로 정해졌으며 1월 2일 저녁 추모 문화제를 열어 고인 생전의 깊은 뜻을 되새긴 뒤 3일 오전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