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추워서 따뜻한 계절, 겨울의 낭만을 노래해요"

[노컷인터뷰] 새 앨범 ‘kimdongrYULE’로 26개월만에 콘서트 무대 서는 가수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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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동률(37)만큼 겨울이란 계절과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온 세상이 로맨스에 젖는 계절,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에게 묵직한 저음으로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김동률의 공연장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데이트 장소다.

얼마 전 신보 ‘kimdongrYULE’을 발표한 김동률이 연말 공연 무대에 선다.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무려 26개월만에 열리는 김동률의 연말 공연으로 티켓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일치감치 매진됐다.

“공연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음질이에요. CD에서 듣는 것 같은 완벽한 음질을 구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죠. 이번 공연은 연출은 아기자기하지만 사운드와 편곡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음악적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얼마 전 발표한 신곡들도 대거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곡 ‘리플레이’는 추워서 더욱 따뜻한 겨울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노래다. 코끝을 알싸하게 찌르는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맞잡은 연인 손의 따뜻한 감촉이랄까. 그의 대표곡인 ‘취중진담’이 추위가 채 가시기 전, 을씨년스러운 봄의 꽃샘추위와 꽃망울이 터질 듯 말듯한 4월의 잔인함과 어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발표한 신보는 언젠가 겨울 시즌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버클리 유학시절 썼던 곡들이죠. 저는 사실 겨울을 굉장히 좋아해요. 춥고 시려서 따뜻하고 낭만적이잖아요. 유학시절, 아침 9시에 수업이 있는 날 학교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커피를 마시다 숨을 쉬면 코 끝이 알싸해지면서도 따뜻해지곤 했죠. 그런 생동감 넘치면서도 설레는 느낌을 앨범에 담았어요. 귀에 쏙 들어오는 캐롤,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은 기억의 농축을 끄집어내는 느낌, 춥기 때문에 따뜻한 계절의 특성상 기억이라는 ‘향수’에 포인트를 맞춰 앨범을 작업했죠.”


김동률의 말처럼 이번 음반의 곡들은 그의 버클리 유학시절이던 1998~2000년 시절 써놓았던 곡들이 대부분이다. 묵직하고 진중하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심이 우러나오는 김동률 특유의 노래들은 오랜 시간 그를 지켜본 올드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세태가 빠르게 지나가는 세대에 비추어 볼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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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별히 변화에 대한 강박은 별로 없어요. 요즘은 뭐든 너무 빨리 변하는 것 같은데 그게 미덕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카말레온처럼 팔색조의 모습을 보여드릴 필요는 없잖아요. 이번 앨범은 90년대 가요를 좋아하셨던 분들이 반가워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누군가의 가슴 속에 묻어있는 기억을 건드리는 앨범이 됐으면 해요. 저도 앨범 작업하며 옛날 생각을 많이 했죠.”

아놀로그 느낌의 수록곡 가사들도 김동률 특유의 시적 감성이 물씬 배어져 있다. 마치 이태리 시인이 비단결에 한땀한땀 수놓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김동률 본인은 “가사를 쓰는 게 가장 어렵다”라며 의외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저는 가사를 쓸 때가 가장 힘들어요. 가사 때문에 제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사가 없는 곡을 들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큰 것 같아요. 가사에서 뭔가 상황을 정해주면 그 상황에 공감을 하는 것 뿐이죠. 저같은 경우는 가사를 쓸 때 극도의 감정이입을 해요. 설정을 하고 가사 속 인물이 나라고 상상을 하다 보면 망상이 드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어떻게 매 번 사랑하고 이별하겠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 작업하다 보면 제 자신이 ‘취중진담’이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아이처럼’의 소심한 노래 주인공들의 아바타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연인들은 김동률 노래의 가사에 취하고 그의 목소리에 젖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 추운 겨울, 그의 연말 공연을 그토록 기다리는 것 아닐까. 그나저나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큐피드같은 그의 연애는 언제쯤 목격될지 슬슬 궁금해지기도 하다. 한 때 그와 열애설(?)이 나기도 했던 이효리도 이상순의 품에 안겼으니.

“연애랑 결혼은 제가 알아서 하려고요. 외롭지 않냐고요?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외로움이 뮤지션의 자산이라고 얘기하는 건 오버일 수 있지만 삶이 규칙적이면 음악에 도움이 안되는 건 사실인 것같아요. 저는 참...평범한 행복을 누리기엔 안되는 팔자인 것 같아요...타고났나봐요. 이상형이요? 이나이에 그런 게 있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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