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송치되기 하루 전까지 공전하던 하던 수사가 진전되면서 수사권조정 문제로 부담을 느끼던 경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양상이다.
경찰에서 공 씨는 8일 새벽 4시쯤 범행을 자백했고 혼자서 계획한 단독 범행이라며 '윗선'의 존재를 부인했다.
공 씨가 진술한 시점을 전후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인 김 모(30) 씨와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 박 모(35) 씨도 공 씨로부터 범행 사실을 들었다며 그간의 입장에서 180도 선회했다.
공 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부터 줄곧 범행을 부인했었고, 범행 전날 공 씨와 술자리에 같이 있었던 박 씨와 김 씨 등 5명도 "디도스 공격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해 수사해 난항을 겪어 왔다.
경찰은 공 씨의 심경 변화의 이유에 대해 "많이 설득했다"고 말해 사이버 수사 요원이 아닌 신문 전문가인 특수수사과 요원을 투입한 게 효과가 있었음을 은근히 과시하는 눈치다.
술자리 참석자인 김 씨와 박 씨가 태도를 바꿔 범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한 것은 경찰 조사 도중 두 사람이 복도에서 마주쳤던 게 계기가 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다른 장소에서 조사를 받던 두 사람은 새벽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복도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치자 박 씨가 김 씨에게 "사실대로 얘기하자, 이러다 다 죽게 생겼다"고 말하면서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
그 이후 김 씨는 범행 당시 공 씨가 범행을 미리 상의했다는 사실을 실토했고, 박 씨도 사건 이후 김 씨에게 사건에 대해 들었다는 사실을 진술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던 각종 의문점들은 상당부분 해소되게 됐다.
하지만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던 공 씨와 술자리에서 디도스 공격을 전혀 알지 못했다던 공 씨 일행이 입이라도 맞춘 듯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 단순한 심경 변화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다.
경찰은 일단 자백을 받은 공 씨를 추가 조사한 뒤 오는 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