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이)승기야 전북 올 마음은 없니?"

농담 섞인 러브콜에 이승기 당황…"내년에도 닥공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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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야 전북 올 마음은 없니?"

감독상을 수상한 전북 최강희 감독이 신인상 수상자 이승기(광주)에게 농담 섞인 러브콜을 날렸다. 그것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광주 최만희 감독 몰래 날린 러브콜이었다. 당황한 이승기가 말도 못하고 얼어붙어버린 조금은 짖궅은 농담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6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 이동국(전북), 신인상 이승기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 전에 갑자기 이승기가 나타났는데 최만희 감독 몰래 영입을 하고 싶다. 전북 올 마음은 없느냐"고 러브콜을 보낸 뒤 이승기가 말을 잇지 못하자 "거부하는 것으로 알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실 최강희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미드필더를 데려오겠다"면서 미드필더 영입을 부르짖었다. 김정우(성남)를 비롯해 수준급 미드필더들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최강희 감독은 "이제 재활공장장은 싫다. 이승기 같은 좋은 선수를 데려오고 싶다"면서 "시상식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오로지 이승기"라고 말해 이승기를 두 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의 입담은 끝나지 않았다. 상금 얘기가 나오자 "이동국과 의논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밀짚 모자와 장화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고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는 "2차전에서 세리머니를 했는데 카메라가 안 잡아준 것 같다. 이제 두 번씩이나 우승했으니 내년에는 좀 더 환하게 웃겠다"고 멋쩍은 웃음을 날렸다.

2009년에 이은 두 번째 감독상 수상. 올 시즌 30경기에서 무려 67골을 몰아치며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낸 최강희 감독이다.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패한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2011년은 전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정말 올 시즌은 전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홈에서 실패했지만, 나는 실패라고 생각 안 한다. 결승까지 간 것도 대단하다.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K리그 석권해줬다. 내년 다시 챔스 도전하자고 약속했다. 선수 보강 잘 하고 기존 선수 유출을 막는다면 내년에도 전북이 K리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부터 스플릿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시민구단의 도전도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챔피언이 되고난 다음이 가장 힘들다. 내년은 아무래도 모든 팀들이 전북에 초점을 맞출 것 같다. 디펜딩챔피언 타이틀 때문에 초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엄살을 떤 뒤 "하지만 선수들이 건재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특히 최강희 감독은 재활공장장으로 유명하다. 이동국, 김상식 등 둥지를 잃은 베테랑들을 데려와 화려하게 부활시켰고 공격수 심우연을 중앙 수비수로 변신시켜 재미를 보기도 했다. 덕분에 전북은 베스트 11에 무려 5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바로 믿음을 중요시하는 최강희 리더십 덕분이다.

최강희 감독은 "특별한 비법은 없다. 이동국하고 이제는 많은 얘기를 안 나눈다. 서로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 '저 아저씨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하려 노력한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신뢰, 믿음 관계가 생겼기 때문에 전북에 와서 좋은 활약을 해주는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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