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누수, 예견된 부실공사 토목계 수치”

“예견된 부실공사로 토목계의 수치입니다.”

금강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사업 9개 보의 누수현상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문제없다’고 발표한 5일.

토목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토목계의 수치’라거나 ‘예견됐던 부실공사’, ‘빙산의 일각’ 등의 말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 한겨울 공사 ‘속도전’…“예견된 부실공사”

= “따지 않은 맥주를 냉동고에 넣어두면 얼어서 병이 터지지 않습니까. 똑같은 원리예요. 한 겨울에도 공사를 강행한 탓에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균열이 생긴 거에요. 기본 중에 기본이죠. 그래서 그렇게 말렸던 건데...”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이번 사태를 “예견된 부실공사로 토목계의 수치”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지금 당장의 붕괴 위험 여부를 떠나 수 십년간 내구연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게 공사 관계자들의 반응인 반면 국토부는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정부의 인식 수준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 역시 “4대강 사업이 속도전으로 내몰리면서 여러 차례 제기됐던 우려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2년 몰아치기 부실공사의 문제점이 지적됐는데도 문제가 없다는 말장난으로 발뺌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무책임의 극치를 본다”고 일갈했다.

◈ 빙산의 일각…문제는 이제부터

= “지금까지 건설된 각종 댐과 보에서 이 같은 누수현상이 발견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부 발표와는 달리 이번 사태가 심각한 사안임을 방증하는 거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밤낮없이 밀어붙인 속도전과 이 과정에서의 주먹구구식 공사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추가 누수는 물론 재퇴적과 역행침식, 침하 뿐 아니라 지난 여름 문제가 됐던 강 주변 농경지 침수도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환경분야를 비롯해 ‘예기치 못한’ 분야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향후 시설물 유지 관리 및 보수 문제도 더 심각해졌다.

수 천억원에 이르는 비용과 각종 문제점에 이번 누수 사태까지 겹치면서 4대강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더 커진 것.

양 처장은 “각종 문제에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누수’문제가 하나 더 추가됐다”며 “지금도 수 천억원에 이르는 유지·관리 비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 같은 유지 보수 비용은 모두 국민의 주머니에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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