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으면 박원순 서울시장 측에게 불리한 것으로 분석된 상황에서 여당 의원실 직원에 의한 선관위 공격이 드러나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가해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선거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공모(27)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씨 등은 지난 10월 26일 오전 200여대의 좀비PC를 동원해 초당 263MB의 대량 트래픽을 유발시켜 이날 오전 6시 10분부터 8시 30분까지 2시간동안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진주 출신으로, 공 씨는 사건 전날 당시 필리핀에 체류하고 있던 강 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DDoS 공격을 의뢰하자, 강 씨는 한국에 있는 직원 김모(26) 씨 등에게 공격을 수행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강 씨 등 3명을 검거했으며, 이튿날 국회 사무처 공무원증을 소지하고 있던 총책 공 씨도 검거했다.
최 의원실에서 지난해 9월부터 근무한 공 씨는 지난 달 28일 의원실에 사표를 냈다고 진술했지만 아직까지 의원실에 소속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선거 당일 오전 1시쯤 1차로 테스트 공격을 진행한 뒤, 오전 5시 50분쯤 본공격을 시작해 오전 11시까지 공격을 지속했으나 선관위 측에서 서버를 사이버 대피소로 이동해 홈페이지는 2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당시 선관위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의 홈페이지도 공격을 당했으나 경찰은 박 시장 측에서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진 않았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목적, 배후와 공범 여부를 비롯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를 위해 DDoS 공격에 사용된 컴퓨터를 압수해 조사하는 한편, 돈이 오고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압수수색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공 씨 등에게 국가 주요 시설을 공격할 경우 더 높은 형량을 부과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적용 검토를 위해 행정안전부에 선관위가 해당이 되는지 조회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최구식 의원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을 거쳐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해 현재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최 의원은 물론 의원실 안에서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면서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에 보좌관들이 차출되긴 했지만 공 씨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