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판의 중심에는 최시중 위원장이 이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있다. 사실 방통위의 정책 부재, 난맥상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만큼 많고 상황이 심각하다. 그래서 일부 시민 단체들은 MB정권 이후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설 인물로 최시중 위원장을 꼽고 있다.
실제로 벌써부터 언론노조 등은 최시중 위원장에 관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이 이끄는 방통위의 가장 큰 난맥상은 우선 종편채널에 관한 부분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한국의 방송시장 상황에 종편 채널을 4개나 허가했다는 것 자체가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언론계는 물론 종편 채널 당사자들도 힘들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상황에 비해 절대 과잉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집단은 바로 기업들이다. 종편의 경우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재 종편 PP의 관계자들이 기업체 광고담당자들을 만나 크게(?) 협찬 광고 해 달라 면서 공공연하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은 업계에 파다하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임원은 실제로 종편 PP 4사 광고담당자들은 물론 보도본부 기자들까지 찾아와 협찬을 요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같은 대형 언론사를 등에 업고 있는 종편의 압력에 부담을 가지지않은 기업은 드물 것이다. 종편 PP 측의 사실상 횡포에 가까운 광고 영업에 기업체들은 내년 예산을 아직 짜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우울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방통위에 있다.
방통위는 당초 종편 채널 심사 초기에는 시장상황을 감안해 1개 정도, 또는 많아도 2개 정도의 종편 채널을 허가하겠다고 수없이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놀랄만한 것이었다. 무려 4개의 종편 채널을 허가해 언론계는 물론 기업, 나아가 전체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종편 채널을 신청한 조중동 매경으로 이어지는 거대 언론사 간의 살벌한 경쟁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전면 백기를 든 고육책이라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이제 종편채널의 출범을 계기로 언론계는 완전히 정글의 세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른바 승자의 저주 라는 말까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결과는 결국 전체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방통위는 위원회의 원칙 없는 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고통 받고 있음을 깨닫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