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23일 저녁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과 함께 비준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밤 9시쯤 공식적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을지로 입구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벌이던 중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경고방송을 한 뒤 살수대 2대로 10여 차례에 걸쳐 물대포를 쏘며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이날 밤 10시 서울의 기온은 영하 0.9도, 체감온도는 영하 6.2도까지 떨어져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 옷에는 얼음이 얼거나 심하게는 살이 찢겨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 날씨에 물대포를 쏘냐?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강경진압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추위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도 남아있던 집회 참가자 6,000여명은 “비준 무효, 정권 퇴진”을 수차례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99개 중대 7,500여명의 전의경을 배치했다.
집회 참가자 700여명은 이후에도 서울광장에서 명동 밀리오레 앞으로 장소를 옮겨 정권 퇴진 구호와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 김선동 의원과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정봉주 전 의원도 참석해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노동당과 야당은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힘으로 싸우고 싶다"면서 "이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항의가 아니라 응징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FTA가 강행처리된 전날에는 서울 여의도와 명동에서 시위대 3,000여명이 모여 늦은 밤까지 집회를 벌였고, 경찰은 물대포 등을 쏘며 집회 참가자 20여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오는 24일에는 전국농민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이 상경해 또다시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한미 FTA 반대 투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