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감독은 15일(한국시간) 오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레바논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라운드 상태가 국제 경기를 하기에 창피할 정도로 나빴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주심이 투입된 것도 문제다. 경기 운영 자체도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며 "원정 경기의 어려움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심판의 판정은 좀 지나쳤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무엇보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박주영의 공백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박주영은 어쨌든 결정을 지어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오늘 결장하면서 전반적으로 팀의 결정력이 떨어졌다"며 "박주영이 없으면 기성용(셀틱)이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줬지만 둘 다 빠져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렸다"고 밝혔다.
또 "두 선수의 공백을 젊은 선수에게 맡겨 많은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를 깨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이근호(감바 오사카)의 플레이는 상당히 좋아졌다. 앞으로 유용하게 쓸 카드"라고 설명했다.
손흥민(함부르크)과 홍정호(제주)에 대해서도 "손흥민은 아직 그라운드 컨디션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과 자신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더 노력이 필요하다"며 "홍정호는 앞으로 더 큰 경기에 대비해 계속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A매치에서 첫 선발 출전한 이승기(광주) 역시 주전의 공백을 메울 대타 선수로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한편 조 감독은 최종예선을 앞두고 지금까지 해왔던 전술을 바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피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주전급 선수들이 빠지면서 선수들의 팀 전술 소화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며 "하지만 지금 하는 축구의 형태를 바꾸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선수들의 능력에 맞추느라 세계 축구의 흐름에서 벗어나 후퇴하는 방법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