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안철수 돈과 정몽준 돈은 달라"

"한나라당, 내구연한이 끝난 당" - 인명진 목사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11월 15일 (화)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인명진 목사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안철수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두 가지 이슈 짚어볼 텐데요. 안철수 교수가 1,500억 규모의 사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걸 대권 행보의 시작으로 보는 눈이 많은 것 같은데, 과연 그렇게만 볼 일인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냈던 인명진 목사와 함께 생각해보고요. 그리고 인천공항 매각문제, 국회에서 관련된 세입예산 전액 삭감한 게 일주일 전입니다. 다 끝난 문제인 줄 알았는데, 박재완 장관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혀서 논란입니다. 이 문제도 짚어보지요. 광고 듣고 옵니다.

▶정관용> 안철수 교수의 1,500억 기부, 어떻게 봐야 될까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냈던 인명진 목사, 지금 또 여권의 쇄신, 혁신 이야기도 분분하기 때문에 한번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인 목사님, 안녕하세요?

▷인명진>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먼저 안철수 교수 1,500억원 낸 것, 이것 대권 행보라고 보세요?

▷인명진> 글쎄요, 뭐 대권 행보면 어떻습니까, 굉장히 좋은 일인데요.

▶정관용> 그러니까 대권 행보로 보시나요, 안 보시나요?

▷인명진> 글쎄요, 그렇게 보는 분도 있고, 안 보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만, 저는 뭐 그렇든지 안 그렇든지 좋은 일이고, 신선한 충격이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가, 대권 나서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런 정도 해야 됩니다. 그렇게 시작해야 됩니다. 아무 것도 안 하고서 내가 대통령 되겠다, 그렇게 나서는 사람들은 좀 뻔뻔한 사람들 아닙니까? 돈 있는 사람들은 돈도 내고요, 또 나라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헌신적인 삶을 살고 그렇게 하고 대권 나간다고 그래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뭐 이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권 행보라 하더라도.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안철수 교수가 1,500억을 내니까 지금 대중의 관심과 반응이 뜨겁잖아요.

▷인명진> 예.

▶정관용> 그런데 사실 이명박 대통령도 청계재단 만들었고요, 또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도 사재 2천억 범 현대가와 함께 지금 출연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그렇게 뜨겁지 않았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온도 차이.

▷인명진> 그거 내가 지금, 안철수 교수가 한 거는 지금 연속선상에 있잖아요. 본래 이 안철수 교수가 백신을 만들어서 무료로 다 보급하지 않았습니까?

▶정관용> 그랬지요.

▷인명진> 그때부터 시작을 해서, 또 자기 회사 만들어서 주식을 직원들에게 다 나눠줬다, 이런 전례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1,500억 낸다. 사실은 나는 그건 뭐 대권 행보와 관계없이, 혹시 본인이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연속선상에 있고, 이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사는구나. 인생을 사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의 철학과 가치관이구나, 이렇게 생각이 되잖아요.

▶정관용> 아, 그렇군요.

▷인명진>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뭐 검증할 때 제가 질문했습니다. 뭐라고 했냐 하면, 아니,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그때 후보지요, 이런저런 말이 있는데 그게 지금 돈도 있는 분이 권력도 가지려고 그런다, 둘 중의 하나만 가져야 되는 것 아니냐, 이게 지금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가 검증할 때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하여간 뭐 자기 부인하고도 사실 의논해서 내놓기로 생각했다, 그러더라고요.

▶정관용> 그게 처음 나왔던 이야기로군요.

▷인명진> 그렇지요. 그 다음에 정몽준 의원도 우리 돈 많다는 것 옛날부터 다 알았는데.

▶정관용> 재벌가니까요.

▷인명진> 예, 그런데 그동안 한 번도 그런 말 없다가 이제 최근에 그런 돈을 내고 그러니까, 이게 아무래도 조금 진정성에 있어서 연속선상에 있어서 문제가 되고. 또 하나는 안철수 교수의 돈하고 정몽준 의원의 돈하고 다르잖아요.

▶정관용> 다르지요.

▷인명진> 그 성격이. 그건 이명박 대통령이 가지셨던 돈도 좀 다르고요.

▶정관용> 맞아요.

▷인명진> 그러니까 이제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게 안철수 교수가 가진 돈은요, 개인의 노력과...

▶정관용> 자기가 만든 거지요.

▷인명진> 자기가 만든 거지요. 그런데 이거를 아낌없이 내놓았다는 것에 대해서 아주 감동하는 거고, 정몽준 의원이야 그거 당연히 내놓아야 되는 건데 안 내놓다가 이제 내놓으니까 별로 감동이 안 되는 거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정관용> 자기가 평생을 노력해서 일군 돈인데...

▷인명진>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것도 처음 사업 시작하면서부터 악착같이 모은 게 아니라.

▷인명진> 그렇습니다.

▶정관용> 백신 나눠주고, 주식 나눠주면서 일군 돈이다. 그런 어떤 일관선상에 있기 때문에 대중이 환호한다는 이야기로군요.

▷인명진> 그렇습니다.

▶정관용> 아주 극찬을 하시네요, 안 교수를.

▷인명진> 뭐 극찬은 아니지만...

▶정관용> 안 교수가 내년 대통령 선거 나오면 찍으실 것 같아요, 꼭.

▷인명진> 아, 모르지요,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뭐 대통령 선거 나와서 찍는 거하고 지금 이거하고는 굉장히 다르고요. 저는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은 이렇게는 해야 한다,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삶의 일관성이.

▶정관용> 저, 인 목사님, 갑자기 이런 질문을 드려서 뭐할지 모르겠는데요. 지금 한나라당 편이세요, 아니면 무당파이세요?

▷인명진> 저요? 저는 아시는 대로 한나라당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 아닙니까? 좋아한다기보다는 제가 한때 몸담았던 당이기 때문에...

▶정관용> 그러니까요.

▷인명진> 굉장히 잘 되기를 바라고, 이제 그러는데, 제가 점점 한나라당에 대해서 이게 마음을 접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여간 그런 생각을 요즘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 당 안팎에서 각종 쇄신 이야기가 나오는데, 될까요?

▷인명진> 글쎄, 그거 믿는 사람이 지금 몇이나 있습니까? 쇄신한다는 것 아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한나라당 사람들 하는 거. 그동안 쇄신한다고 여러 차례 그러지 않았어요? 그랬다가 그만두고, 그만두고. 이번에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저는 굉장히 기대를 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인명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게 지면 한나라당에 이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거다, 암만 감각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이제는 정신 차릴 거다, 그랬는데, 이게 지금 안 되잖아요.

▶정관용> 그 혁명적 변화는 어떤 걸 해야 됩니까? 좀 코치를 하신다면?

▷인명진> 근본적으로 다해야지요. 지금 정책에 대한 이야기 자꾸 이야기하는데, 지금 한나라당이 무슨 정책이 없어서 이렇게 됐습니까? 사람이지요. 사람이 문제입니다.

▶정관용> 사람을 확 바꿔야 됩니까?

▷인명진> 예, SNS를 못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에 SNS 할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의 누구하고 SNS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지금 뭔가 잘못 짚고 있고, 잘못 되어가고 있거든요.

▶정관용> 그런데 사람을 바꿔야 되는데, 외부에서 좀 모셔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다 안 들어간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인명진> 그거 지금 진정성을 가지고 와라, 그래야 되는 건데, 자기 자리 다 지키면서 와서 들러리 서라, 아니, 뭐 사람들이 바보입니까? 어떤 사람이 거길 들어가겠습니까?

▶정관용> 먼저 기득권을 내놓아라?

▷인명진> 당 대표도 내놓고, 다 내놓고 오십시오, 이 자리에. 이래야 되는 건데, 다 차지하고 앉아서 물타기 서고, 들어와서 들러리 좀 서달라, 그거 누가 거기 가겠습니까, 거기를. 안 가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그렇게 하면서 오라고 그러는 것은 오지 말라는 얘기이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인명진> 국민들에게 눈가림하는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정관용> 박근혜 신당설도 있고요, 박세일 교수, 또 개인적으로 친하시잖아요?

▷인명진> 예.

▶정관용> 그 신당설이 있는데, 그거 어떻게 보세요?

▷인명진> 한나라당이 변화가 안 되니까 밖에서 신당을 만들어야 된다, 그런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뭐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는 한은, 나는 뭐 그런 방법밖에 더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이해가 간다,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럼 그 신당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힘을 보태실 건가요?


▷인명진> 제가 정치 안 하는 사람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이 힘을 보탠다, 안 보탠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의미가 없지만, 그러나 어쨌든 현재로서는 한나라당이 지금 요지부동이니까, 저거, 저 당을 믿고서 뭘 지금 할 수 있는, 도모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우리 사회의 보수세력이, 많은 보수인사들이 큰 걱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뭐 당이라도 만들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그 신당이 될까요?

▷인명진> 글쎄, 많은 사람들이 좀 비관적이지 않아요? 그러나 뭐 우리나라의 정치가 뭐 몇 달 전에 우리가 꿈꾸지도 못했던, 안철수 현상 같은 것 우리가 몇 달 전에 생각이나 했습니까?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근본적인 혁명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 어차피 신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인명진> 그렇지 않겠습니까?

▶정관용> 상당히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그러나 또 모른다, 이런 말씀이시로군요.

▷인명진>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안철수 교수의 사재 출연과 그 과정을 쭉 설명해주시면서, 그런 정도의 진정성을 한나라당이 보여라?

▷인명진> 그렇습니다. 그래야 되는 겁니다.

▶정관용> 그런데 별로 기대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인명진> (웃음) 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기대를 안 하는 것 같아요. 역시 한나라당이 이제 사용 내구연한이 끝난 당 아닌가, 자꾸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정관용> 사용 내구연한까지?

▷인명진> 예.

▶정관용> 좋아했는데 마음을 접을 정도이다?

▷인명진> 예, 한나라당 참 굉장히 좋아하기도 했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말씀 한 마디에 모든 게 농축되어 있네요.

▷인명진> 예.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인명진>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으셨던 인명진 목사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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