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의 공약대로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토건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고, 복지 예산은 전년 대비 2%포인트 늘었다.
그는 이날 오전 중구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예산안은 전시성·토건 중심의 서울시정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첫 단추라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한 푼이라도 아껴 보편적으로 필요로 하는 복지, 일자리, 안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은 올해보다 5.9% 증가한 21조 7,973억원으로 편성됐다.
1인당 부담 세금은 8만 6,000원 늘어난 122만 6,000원으로, 1인당 편성 예산은 6만 4,000원 증가한 147만 4,000원으로 각각 확정됐다.
◈ 오세훈 前 시장의 전시·토건 사업 유보
이에 따라 한강예술섬 사업비 6,735억원(기투자비 551억원), 서해뱃길 1,757억원(민자 1천373억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1조 3,300억원, 강변북로 확장 9,880억원, 어르신 행복타운 5곳 설립 5,526억원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빠졌다.
또 IT컴플렉스(2,026억원)과 동대문 역사문화공원(4,326억원) 건립은 사업시행시기 조정대상으로 분류돼 오는 2013년으로 완공시기가 늦춰졌다.
박 시장은 이처럼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시설·투자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위해 '공공투자관리센터'를 설립해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아울러 38기동팀을 보강해 체납 징수 활동을 강화하고, 민간 전문 기관에 시 재산 관리를 위탁해 재산 임대 수익도 올리기로 했다.
특히 박 시장은 내년도 업무 추진비를 9,200만원(20%) 절감한 4억 5,700만원으로 책정하고, 집무실 공간을 축소하는 등 예산을 절약해 복지 예산에 우선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 복지 확대…전년 대비 예산 2%P 증액
임기 내 공공임대주택을 8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박 시장은 먼저 내년도 예산안에 5,792억원을 투자해 공공임대주택 1만 6,305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공공 임대 주택을 새로 짓거나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 등을 통해 1만 3,237가구를 확보하고, 1~2인용 원룸텔 매입 631가구, 민간 안심주택을 통한 임대주택 1,350가구를 공급한다.
또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해 202억 원을 들여 전세보증금센터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은 내년부터 182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시행된다.
이밖에도 박 시장은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에 41억 원(6만 명), 장학사업 40억 원(1인당 200만 원), 대학 등록금 적립 통장 제도에 1억 3,000만 원(1만 명)을 각각 투자한다.
아울러 동별 2곳씩 국·공립 보육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내년에 890억 원을 투자해 보육 시설을 80곳 늘리기로 했다.
또 복지 사각 지대 저소득층 특별 지원을 위해 423억 원(1만 4,651가구),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시비 추가 지원분에 대한 자부담 폐지 5억 원(1,000명), 8개 시립병원 무료간병인제 확대 35억 원(70명 증원), 마이크로 크레딧 운영 100억 원, 소규모 노인복지센터 8곳 설치 80억 원 등을 투입한다.
◈ '안전한 서울'…수해·산사태 예방 집중투자
박 시장은 우면산 산사태를 계기로 수해·산사태 예방 사업에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배수분구 27곳 관거능력 향상에 1,388억원, 침수지역 하수관거 개량 1,223억원, 빗물펌프장 25곳 신·증설 904억원, 산림내 위험 시설물 정비와 산사태 방지에 280억원 등을 투입한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저소득층 밀집지역 생활환경 위험요소 정비에 10억 원, 재난 취약가구 안전 점검 강화 7억 원 등의 예산을 편성했다.
건강 증진과 관련해서는 만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무료 필수 예방접종 223억 원(45만명), 건강 관리 방문 간호사 증원 31억 원(100명), 도시 지역 보건지소 확충 86억 원 등을 투입한다.
◈ 일자리 창출…사회투자기금 조성
박 시장의 공약에 따른 사회투자기금 조성에는 80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창조적 벤처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재원은 중소기업육성기금 300억 원과 기업 등으로부터 500억 원을 협찬받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창조 전문 인력 2만 명을 양성하기 위한 서울 크리에이티브 랩을 설치하고, 창조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데 133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간제 일자리 제공에 40억 원(1,225명), 청년과 시니어 중소기업 인턴십 확대에 154억 원(2,660명)이 들어간다.
서울시 8대 신성장 동력 사업과 4대 도시형 제조업 등 50개 지속성장기업을 육성하는데 50억 원을,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마을 기업 111곳을 만드는 데 85억 원을 각각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