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열흘이나 일찍 첫서리가 내렸다가 11월에 때 아닌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속에 관련 업계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 입동(立冬)인데 웬 모기? '특별방역' 나선 보건소
11월에도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때 아닌 모기떼들이 출몰하고 있다. 이상기온으로 모기 등 해충의 활동이 늦가을까지 지속되고 있기 때문.
보건당국도 추위가 풀리는 2~3월경에 해오던 동절기 방역작업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대전 중구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이 많이 이용하는 관내 경로당 138곳 등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유충구제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이상기온이 계속되면서 해충피해 등 주민들의 관련 민원도 잇따르고 있어 방역작업을 예년보다 일찍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 '가을 전어'는 옛말…제철과일도 '실종'
'가을 전어'도 이상기온에 옛말이 됐다. 늦더위 등이 수온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어 어획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 대전지역 한 대형할인마트에서 거래된 전어 가격은 마리당 1,980원선.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마트 관계자는 "이상기온으로 물량도 예년의 2/3 수준밖에 확보를 못한데다 가격마저 비싸 특가행사도 예년보다 일찌감치 마무리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상기온은 제철과일도 바꿨다. 대표적인 여름과일인 포도와 복숭아가 가을 제철과일인 사과와 배 등을 제치고 10월 내내 매출 상위를 달렸다. 특히 보통 9월 중순까지만 판매되던 '캠벨포도'는 출하시기가 늦어지면서 가을철 부동의 매출 1위인 사과를 밀어내기도 했다.
◈ "가을·겨울옷 다 내놨는데"…백화점 '울상'
지난 여름 막바지부터 가을 단장을 마치고 손님맞이에 나섰던 백화점들 역시 '가을 같지 않은 가을'에 덩달아 울상을 짓고 있다.
여느 때였으면 외투나 부츠 등 '월동준비'를 하기 위한 손님들로 붐볐을 겨울상품 매장들은 하나같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전 모 백화점 관계자는 "10월 말부터 모피 등 고가의 겨울상품을 비롯해 코트, 학생용 점퍼 등이 많이 판매되는 시기이지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영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올 가을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매출이 줄었다.
이 관계자는 "다시 평년기온을 회복하면서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방한을 위한 코트, 패딩의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지방기상청은 때늦은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11월 중순에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