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도 않은 체육수업 했다고"…거짓말 강요하는 학교

대전 A고교, 7개월 지난 가정 통신문 끼워넣기(?)…“행정적 실수”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하지도 않은 방과 후 체육활동을 한 것처럼 거짓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A학생은 이달 초 학교로부터 ‘이상한’ 가정 통신문을 받았다.

학교가 방과 후 체육활동을 실시하고 있음을 학부모에 알리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라는 통보였다.

그런데 통신문이 이상했다.


해당 학생 등에 따르면 우선 통신문의 발송 일자는 지난 3월 29일. 실제 학생들에게 전달된 시기보다 7개월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학교 교장은 “지난 3월 통신문 결재됐지만 해당 부서의 행정 실수로 통신문을 발송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교육정보 시스템 기입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해 뒤늦게라도 통신문 발송과 학생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학교가 지난 7개월동안 방과 후 체육활동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

결국 실시하지도 않은 체육활동을 처음부터 진행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학교 측이 통신문 발송일자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학부모 사인을 직접 하도록 종용하는 등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거짓’을 강요한 꼴이 됐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스포츠클럽이 3월부터 운영돼왔다는 것을 형식상으로 체크해달라고 했지만 말이 형식상이지 사실상 거짓말 아니냐”며 “하지도 않은 운동을 억지로 했다고 하고 가르침을 받은 학생 입장에서 정말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유를 물어봤더니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고등학생 평균 운동 시간이 부족해 개선 차원에서 학교 스포츠 클럽 운영을 실행했다고 하더라”라며 “운동도, 공부도 열심히 하는 나라로 기록되겠지만 학생들까지 한패로 만들어서 거짓말을 하게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교장은 “지난 7개월 동안 모든 학생들이 방과 후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불만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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