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올인한' 성남, 결국 트로피 들어올렸다

후반 31분 조동건 결승골…수원에 1-0 승리

수원의 골문을 연 조동건이 벤치 쪽으로 달려가 성남 신태용 감독의 품에 안겼다. 이어 선수들도 조동건과 신태용 감독을 껴안고 빗속의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성남의 기적 같은 FA컵 우승을 위한 결승골 순간이었다.

성남은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후반 31분 터진 조동건의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1-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성남은 수원의 FA컵 3연패를 저지했고 2년 전 결승 패배도 설욕하면서 통산 두 번째 FA컵을 들어올렸다. 또 우승을 하고도 올 시즌 참가하지 못했던 아시아축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다시 한 번 손에 넣었다.

‘신태용 매직’이 다시 한 번 펼쳐졌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르고도 정성룡(수원), 몰리나(서울)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낸 성남은 올 시즌 정규리그 10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일찌감치 FA컵 올인을 선언했고 결국 우승이라는 ‘매직’을 완성했다.


전반부터 수원을 강하게 몰아쳤다. 전반 10분 혼전 상황에서 날린 김성환의 중거리슛이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13분 라돈치치, 전반 25분 에벨톤의 슈팅은 정성룡의 품에 안겼다. 또 전반 28분 김성환의 슈팅과 전반 39분 홍철의 코너킥에 이은 라돈치치의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넘었다.

팽팽하던 경기에 변수가 생겼다. 전반 31분 수원 박현범이 성남 골망을 출렁였지만 심판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린 것이 첫 번째, 전반 40분 수원 중앙 수비수 곽희주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 두 번째 변수였다. 이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내린 비가 마지막 변수로 작용했다.

승부수를 먼저 띄운 것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1분 조재철을 빼고 조동선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라돈치치와 에벨톤, 에벨찡요에 조동건까지 가세하면서 사실상 포톱에 가까운 전술로 수원 골문을 정조준했다.

수원도 염기훈을 앞세워 성남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5분 페널티 지역에서 성남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고 강한 항의를 하던 수원은 후반 19분 염기훈의 프리킥이 골키퍼 하강진의 선방에 걸렸고 후반 21분 염기훈의 연이은 슈팅마저 크로스바를 넘어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조동건이 결승전의 해결사였다. 후반 31분 홍철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달려들던 조동건이 머리로 방향을 바꿨고 공은 골키퍼 정성룡의 손을 통과하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다급해진 윤성효 감독은 오장은을 빼고 공격수 게인리히를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자물쇠를 걸어잠근 성남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종료 직전 게인리히가 심판에 강한 항의를 하다 퇴장 당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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