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설계사가 "연회비는 1만원이지만, 월평균 10만원 이상만 쓰면 국내 최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이 반값이고 입장은 무료" 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홍씨는 3살이 갓 넘은 아들과 자주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카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설계사는 관련 혜택이 2012년 2월부터 폐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최근 들어 카드사가 서민이 애용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슬그머니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카드 회원 가입 유치에는 해당 부가 서비스를 미끼로 끌어들이고서는,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전형적인 '꼼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6개 카드사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6월 말까지 2년 반 동안 기존에 약속했던 부가서비스를 156건이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카드에 가입한 고객 3500만명은 카드사의 일방적 통보에 의해 기존에 이용하던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부가서비스 중단이 예정된 카드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1위 업체인 신한카드는 2012년 3월부터 놀이동산(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과 음식점(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피자헛, 스타벅스 등 13개), 영화(CGV, 맥스무비, 인터파크 등 8개) 할인 혜택 기준을 전월 사용 실적 20만 원 이상에서 30만 원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현대카드도 2012년 2월부터 연회비가 아예 없는 카드(현대카드C포인트)나, 1만 원 이하인 카드(현대카드S, 여우카드)를 대상으로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혜택을 폐지한다.
롯데카드는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와 무이자 할부 서비스 이용 시 제공하는 0.3~1% 적립포인트도 내년 2월부터 없애기로 했다.
해당 카드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 혜택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1년이 지나면 너나없이 속속 혜택을 축소·폐지하면서 피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기호 의원은 "신용카드회사들의 전형적인 얄팍한 상술" 이라며 "금융당국은 이같은 카드사의 이해할 수 없는 고객 기만 행위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역시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을 내걸고 고객을 유치했다 단기간 내 이를 폐지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일부 피해를 보고, 휴면카드도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11월 말 이후 발표 예정인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