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진보신당의 틀로는 국민에게 다가서기 어렵다”

진보신당 탈당 한 이유 -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9월 23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정관용> 이어서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오늘 심상정, 노회찬 두 전직 대표가 진보신당을 탈당했지요. 사실 진보신당을 만든 분인데 탈당이라고 하는 극단적 선택까지 가고 말았습니다. 심상정 전 대표, 안녕하세요?

▷심상정>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안녕치 못하시겠네요.

▷심상정> 면목이 없습니다.

▶정관용> 결국 탈당밖에 방법이 없었습니까?

▷심상정> 저희가 처음 진보신당을 만들 때는 이제 운동권 정당을 과감하게 극복하고 또 비판세력을 넘어서 이제 수권 대안능력을 갖춘 대중적인 진보정당의 길을 개척해 가자, 그런 취지에서 창당을 했는데요. 현재의 진보신당을 통해서 그 꿈을 이뤄 가는데 한계에 봉착했음을 저희가 국민 여러분께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관용> 한계라고 하는 게 결국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이 부결된, 그게 가장 큰 거겠지요?

▷심상정> 통합 그 자체, 통합도 하나의 수단이고 방법이니까요. 특히 지금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진보정치가 좀 성큼 다가가야 된다, 그게 이제 진보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라고 보는데요. 진보정당의 통합도 그래서 좀 최소한 이런 진보적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들어보자는 그 노력도 결국은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대변하기 위해서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 그런 뜻이 진보신당 내부에서 동의가 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실제로 당을 처음 만드셨던 분들이 탈당까지 하게 되면 진보신당의 미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심상정> 저는 이제, 지금 일부, 당내의 일부는 계급 정당, 또는 등대 정당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정관용> 계급 정당하고 또 뭐요?

▷심상정> 계급 정당으로 가야 된다. 또 어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보다는 이슈를 제기하는 그런 비판정당에 머물러, 목표를 둬야 한다, 뭐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정관용> 아, 아까 등대.

▷심상정> 그 길은 이제 저의 길이 아니고요. 그러나 이제 다수 당원들은 기본적으로 진보정치 세력이 좀 통 크게 단결해서 지금 고통 받는 우리 국민들에게 뭔가 희망을 드려야 된다는 저의 뜻과 함께 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부결되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길을 주장했던 한 사람으로서, 당이 공식적으로 부결했지만, 그 길을 책임 있게 열어내야 한다, 하는 그런 소명 의식을 갖고 그 길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정관용> 아까 계급 정당, 또는 등대 정당이라고 그러신 거지요?

▷심상정> 예.

▶정관용> 등대? 등대가 되어서 이렇게 빛을 비추자? 아, 그런 뜻이로군요. 자, 그리고 오늘 탈당하시면서 진보신당 바깥에서 통합 노력을 계속하겠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심상정> 그래서 이제 저는 통합은 하나의 방법인데요, 뭐 그동안에 당 대 당 통합 노력을 했습니다만, 여의치 않았지요. 또 앞으로도 지금 여러, 뭐 민주노동당 당 대회도 남아있고, 또 물이 바다로 흘러가면서 바위에 부딪치면 또 뒤돌아가고 또 산에, 산이 가로막으면 또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목표는 바다니까, 저희는 이제 진보정치가 적어도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그 길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빠른 속도로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고요. 방법은 여러 가지 길이 열려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예컨대 어떤 길이요?

▷심상정> 어, 당 대 당의 노력이 이제.

▶정관용> 안 되면?

▷심상정> 우선적으로 추진해봐야 되고요. 그게 안 되면 이제 또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소신과 의지로 또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그런 길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예컨대 오늘 심상정, 노회찬 두 전 대표가 탈당하셨습니다만, 조승수 전 대표도 생각이 별로 다르지 않다, 이런 입장인 것으로 봐서 그분도 곧 탈당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심상정> 예.

▶정관용> 그럼 이제 그렇게 탈당하신 분들이 뭐 집단으로 민주노동당 쪽에 입당을 한다든지 이런 것도 길이다?

▷심상정> 구체적인 그런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고요. 그동안에는 이제 진보신당의 총의를 모아서 조직적으로 좀 힘 있는 진보정당의 길을 열어보자, 이렇게 추진을 했습니다만, 그게 좌절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제 정치인 심상정, 또 정치인 노회찬의 소신과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나가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정관용> 말씀을 좀 에두르시기는 했습니다만, 결국 제가 표현한 것처럼 입당의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야기로 해석해도 되겠네요?

▷심상정> 뭐 그 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지 않았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제 민주노동당 상황도 조금 복잡합니다. 물론 다른 당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 여쭙기가 좀 그렇긴 합니다만, 민주노동당에서도 국민참여당하고 통합하자는 파와 국민참여당하고 통합은 안 된다는 파로 지금 갈라져 있는 그런 상태 아니겠어요?

▷심상정> 예.

▶정관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것은?

▷심상정> 저는 사실은 이제 어떤 일이든지 이게 정치라는 게 개인이 하는 게 아니니까요. 세력 간의 의지를 모아야 되니까 절차나 순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 노선도 중요하지만은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는 게 옳으냐, 또 아니면 뭐 반대하느냐, 이런 견해 차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 한 10여 년 이상 진보정치가 일궈온 성과가 결코 만만치 않은데 이게 분산되어 있으니까 국민들에게도 좀 희망을 못 드리고 있는 것 아니냐.

▶정관용> 그렇지요.

▷심상정> 그러니까 진보정치의 분산된 성과를 최대한 모아서 좀 확실한 주체 형성을 하고 또 진보정치가 좀 더 폭넓게 유연하게 또 외연도 확대해서 좀 빠른 속도로 국민들에게 부응해가야 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함께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선은 그동안에 그 역사성을 같이 하고 또 열정과 신념을 나눠온 그런 정치세력들이 먼저 선 통합을 하고, 그 다음에 외연 확대를 어디까지 어떻게 할 수 있는가를 또 머리 맞대고 상의하고.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이게 진보정치 내부의 통합과 외연 확대 문제가 이렇게 섞여버리니까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이제 그런 점들을 아주 지혜롭게 잘 추슬러내는 리더십의 부족함도 저희가 많이 아픈 대목입니다.

▶정관용> 추상적 표현이신데, 제가 그걸 구체화시키면 지금 선 통합, 후 외연확대를 말씀하신 것 아니겠어요?

▷심상정> 저희는 뭐 원래 그렇게 우리 입장을 말씀을 드렸고, 원래 진보대통합 이야기할 때는 국민참여당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요.

▷심상정> 그러다가 이제 갑자기 진보통합과 같은 절차 속에 이게 끼어들게 되니까 여러 혼란이 발생한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외연 확대는 국민참여당과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고, 선 통합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등의 진보정당, 이걸로 해석하면 되는 거지요?

▷심상정> 예, 그래서 뭐 그동안에 그 절차와 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과 절차가 이렇게 좀 꼬이게 되다 보니까 지금 민주노동당 대대까지 가게 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있고요. 저희가 무슨 진보 내부로 이렇게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그 주체 형성 속에서, 주체 형성이 확고하면 얼마든지 더 유연하게 또 연대와 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좀 충분한 신뢰와 또 리더십 발휘가 제대로 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저도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지금 정치권이나 언론계에서는 오늘 두 분이 탈당하신 게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결정을 위한 대의원대회가 이제 곧 다가오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어떤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압력을 넣기 위해 탈당하셨다, 이렇게 해석하던데, 맞습니까?

▷심상정> 민주노동당 당 대회의 주체는 이제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이시고요. 저는 진보신당이 뭐 그동안에 우리가 어떤 새로운 진보정치를 추구해왔던 그런 과정과 또 열정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러나 이 틀로는 더 이상 우리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는 사실상 어렵게 되었음을 국민들께 오늘 보고 드린 것이고요, 그런 의미로 오늘 탈당을 한 것이고요. 그리고 그 이후의 진로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서 이제는 이제 당 내에서 어떤 뜻을 모아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진보정치의 길로 제 소신과 또 결정으로 진보정치를 일궈나가겠습니다.

▶정관용> 어쨌든 분명히 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히신 셈이니까 그런 의견에 대해 이제 민주노동당이 어떤 화답을 할지 이런 걸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심상정> 예.

▶정관용>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심상정>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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