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선 '정당 vs 시민' 격돌

박원순-이석연, 진보·보수 시민후보 공식 출마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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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이석연 변호사가 2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10·26 선거는 여야 정당후보와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시민후보가 경쟁하는 복잡한 구도로 시작됐다.

여야 정치권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잰걸음을 걷는 사이 시민사회진영에서 먼저 후보를 배출했다.

박원순 변호사와 이석연 변호사는 이날 각각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시민후보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기존 시민사회 인사들은 통상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정당에 입당하는 수순을 밟았지만 이들은 독자세력으로 일단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안철수 현상'이 대한민국을 휩쓸면서 기존의 정당보다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변호사는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이 바로 서있고 소박하고 검소해도 안전한 도시로서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특히 한강운하 등 토건 프로젝트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복지재정을 늘리는 한편 무상급식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는 이석연 변호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참여정부 당시 수도 이전 반대에 나섰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찬성하고 주도했던 사람들과 맞서서 서울을 살리기 위해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후보선정 작업도 본격화 하고 있다.

민주당은 천정배·박영선·추미애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 등 4명의 경선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25일 후보를 확정한 뒤 박 변호사와 다른 야당 후보들이 참가하는 통합후보 경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제1야당의 자존심이 걸린 민주당의 경선 후보들은 연설회와 TV토론회 등에서 범야권 지지율 1위인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검증을 받지 않아 현재 지지율은 거품에 불과하다"며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다음달 4일 당의 후보를 선출한 뒤 본선 과정에서 이 변호사와 연대 또는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내 지명도 1위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후보 가능성이 유력해 경우에 따라서는 추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통합후보를 낸다는 합의가 이뤄져 단일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한나라당은 내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이석연 변호사의 출마에 대해 "여권 분열은 필패"라며 단일화 압박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보수, 진보 시민후보와 여야 정당 후보간의 4각 편대가 꾸려져 선거구도는 복잡하게 시작되고 있지만 앞으로 여야의 후보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 여야의 최종 후보 선출까지는 적지않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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