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헌금의 의미와 함께 헌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보고 있다. 또 헌금을 바람직하게 사용하는 교회를 살펴봤다.

교회 예산 80%, 교회 운영과 유지에 사용

한국교회는 헌금을 주로 어디에 사용하고 있을까?

2006년 건강한교회재정확립네트워크가 28개 교회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 사례비를 비롯한 행정비와 건물구입, 부채상환 등에 80% 정도를, 선교와 교육, 구제에는 20%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개 교회 평균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무관리 행정비로 22.28%를, 사례비로 16.91%를 부채상환금으로 11.42%, 자산취득과 적립비로 10.23% 순이었다. 반면 선교비로 10.67%, 교육비 5.92%, 구제비로 3.11%를 썼다고 조사됐다.

작은 교회가 큰 교회에 비해 건물 등 내부 유지에 더 많은 비율의 예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건비와 건축 등 교회 유지 관리비에 교회 재정의 절반 이상이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작은 교회라 할 수 있는 수입 규모 1억원 미만의 3개 교회의 평균을 보면 사무관리 행정비로 15.42%를, 사례비로 40.14%를 부채상환금으로 8.88%, 자산취득과 적립비 7.89% 순이었고, 선교와 교육, 구제비로 사용한 금액은 9.02% 였다.

제법 예산규모가 있는 수입규모 10억원 이상의 8개 교회 평균도 작은 교회보다는 많지만 교회 밖으로 사용한 액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들 교회가 지출한 선교와 교육, 구제비는 28개 교회 평균과 비슷한 19.86 %에 불과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예배당 짓고,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교육관과 기도원 짓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자신들만 위한다'는 지적을 받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가 이제는 사람을 살리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본연의 모습에 더 많은 물질을 쏟아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독경영연구원 대외부원장을 맡고 있는 천상만 목사는 "건강한 교회라면 재정의 절반 정도는 외부로 흘려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영동교회, "예산 절반 이상 교회 밖을 위해 사용하자"

서울 영동교회는 교회 예산의 절반 이상을 선교와 구제 등 교회 밖 세상을 위해 쓰려고 애쓰고 있다. 더 많은 헌금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교인들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교회 유지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힘쓰고 있기도 하다. 연말 공동의회 결산 보고에서 교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만큼의 예산이 교회 밖으로 흘러갔는지'이다.

서울영동교회 정현구 담임목사는 "수입의 몇 %가 밖으로 나갔는가는 교회의 재정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며, 성도들도 이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적 양적 성장에 치중해온 한국교회, 이제는보다 많은 물질을 외부로 흘려보내야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투명한 헌금 사용을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도 있다.

헌금 사용 내역을 매주 교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교회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열린교회. 이 교회는 해마다 연말이면 교회 재정 감사를 외부 회계법인에 맡겨 재정의 신뢰도를 높인다. 벌써 7년째다. 때문에 영수증 없는 지출은 절대 있을 수 없다.

김남준 목사(열린교회)는 "교회 안에 있는 감사 시스템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다"며 "내부 감사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산에 있는 거룩한빛광성교회는 다음 해 예산을 세울 때 약 석 달 동안 치밀하게 계획한다. 담임목사는 재정 운용의 큰 방향만 제시할뿐 구체적인 내역에는 관련하지 않는다. 매주 헌금 수입을 주보에 싣고 제직회를 통해 재정 집행 내역을 공개해 예산 집행 과정도 투명하게 하고 있다.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3개월에 한 번 제직회를 하는데, 주일 낮 예배 때 그동안 집행한 내역을 인쇄해 전 교인에게 나눠준 뒤, 문제점을 발견해 저녁 제직회 때 와서 질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교인 30여 명 규모인 뿌리깊은교회. 재정 규모가 작다고 해서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다. 재정팀이 철저하게 관리하고 매주 사용 내역을 교인들에게 공개하기 때문이다.

일부 교회들의 불투명한 재정 집행과 달리 적지 않은 교회들이 이렇게 철저한 계획과 투명한 재정 집행으로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