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여자농구, 일본에 짜릿한 17점차 뒤집기

김단비 24점 대활약…한국, 3연승으로 조 1위 유력

여랑이의 오뚝이 정신에 일본이 무릎을 꿇었다. 아시아 최강 중국에게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던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17점차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일본 나가사키에서 벌어진 2012년 런던올림픽 예선 겸 제24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셋째날 경기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일본에 66-59 역전승을 거두고 파죽의 3연승을 질주, 조별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믿을 수 없는 역전승이다. 한국은 2쿼터 한때 17점차로 밀리며 크게 고전했다. 초반부터 극심한 슛 난조에 시달렸고 애매한 판정에 평정심을 잃기도 했다. 일본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성원 속에서 압도적인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목표로 하고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포기란 없었다.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진 끝에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김단비의 활약이 대단했다. 양팀 최다 24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윤아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14점, 3리바운드로 분전했다. 하은주도 11점을 보탰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 3강으로 평가받는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면서 조 1위로 결선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 1위를 차지한다면 4강에서 중국과 일본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진출 티켓은 대회 우승팀에게만 주어진다.

힘겨운 승부였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일본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줬다. 주전 가드 최윤아가 돌파 과정에서 무릎 타박상을 입었고 해결사 김정은은 자신에게 선언된 애매한 반칙 2개에 흔들렸다. 한국은 6-20으로 크게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1쿼터 6분30초 이후 한동안 득점이 없었던 한국은 2쿼터 들어 최장신 센터 하은주를 투입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점수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일본 가드 오가 유코의 현란한 개인기와 경기 운영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정은의 침묵이 계속 됐지만 대표팀에는 쌍포의 다른 축 김단비가 있었다. 김단비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포를 가동시켜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전반까지 10점차로 뒤졌던 한국은 46-51로 점수차를 좁힌 채 4쿼터에 돌입했다.

흐름을 되찾은 한국은 4쿼터 초반 김단비의 자유투에 힘입어 52-51로 역전, 이날 첫 리드를 잡았다. 주춤하던 일본이 반격을 개시했으나 집중력 싸움에서 한국이 한수위였다. 57-57 동점이던 종료 3분9초 전 김연주의 3점슛으로 결승점을 뽑았고 이어 신정자가 골밑슛을 성공시켜 일본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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