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두 얼굴의 성범죄자' 현실서도…'충격'

사회활동가 등 사회적 신분 이용, 20여년간 남자아동청소년 강제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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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마 있을 법한 두 얼굴의 성범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장로 등 사회적 신분을 이용해 20여년간 자신의 변태적 성욕을 채우기 위해 다수의 남자아동청소년을 강제추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과(여성청소년계)는 22일 남자 아동청소년 6명을 자신의 보호감독 하에 두고 20여년 간 상습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교회장로이며, 아동지원단체의 서울지부장, 보이차 판매업체 대표인 김모(6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개봉했던 영화 '체포왕' 속 '마포 발바리'의 수법과 유사하다. 마포 발바리는 두 얼굴을 지닌 성범죄자다. 겉으로는 사회복지재단을 운영하며 사회적 존경을 받지만 내면에는 변태적 성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인물이다.


김씨도 그랬다. 김 씨는 방송사 교양프로그램에 청소년 상대 봉사자, 다도인 등으로 수차례 출연한 바있으며 다도 관련 책도 다수 집필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김 씨는 '보이차와 자연주의 밥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 '보이차 권하는 남자, ○○茶人', '몸이 안 좋거나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을 돌봐주는 사회활동가' 등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이런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학교 측에 문제 학생을 다도와 신앙생활로 올바른 길로 선도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학교 측은 의심없이 교내 문제 학생을 김씨에게 보냈다. 또 김씨는 평소 교회 신도들을 통해 알게 된 아동청소년 피해자 부모들에게는 "지방보다는 서울이 교육하기에 좋다"며 "해외여행에 동행시켜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 주겠다"라는 등의 명목으로 그들의 아이들을 인계받았다.

이렇게 김씨의 보호감독 하에 놓여진 아이들은 20여년간 김씨로부터 상습적으로 강제추행 당했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범행이 주거지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 회로 TV(CCTV)에 녹화될 것을 우려해 칸막이로 막는 등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번 사건은 20년 전 김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받아 현재까지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H씨(범행당시 14세, 현 고교 교사)의 신고가 발단이 됐다. 신고를 접한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고 그 과정에서 김씨가 최근까지도 강제추행을 이어온 사실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이 20여년에 걸쳐 장기간 지속됐다는 점에 착안,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사실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사회적 유명세나 사회봉사단체 봉사 등의 명목으로 피해사실을 신고치 못하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지속적인 첩보 수집 및 수사를 전개하여 성폭력 피해로부터 아동·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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