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빛둥둥섬 사업시행자인 '플로섬' 등에 따르면 플로섬은 실제 운영을 맡긴 '씨알일공일(CR101)'에 지난달 8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씨알일공일측이 임대보증금 납부 만료기한인 지난 2월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플로섬 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6월 말까지 납부시한을 늘려줬는데도 임대보증금 97억원 중 35억원만 들어왔다"며 "돈이 들어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서울시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씨알일공일측은 "잘못은 플로섬에 있다"며 계약 해지의 무효를 주장했다.
씨알일공일 관계자는 "플로섬이 당초 3월로 예정돼 있던 준공일을 지키지도 않으면서 우리더러 돈만 내라고 한다"면서 "우리가 계속 도교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알일공일이 문제 삼은 도교는 세빛둥둥섬과 공원 둔치를 잇는 다리로, 지난 6월 말부터 비 때문에 수시로 폐쇄됐다.
플로섬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팔당댐에서 초당 3천t 이상을 방류할 경우 도교를 분리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씨알일공일측의 생각은 다르다.
씨알일공일측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도교는 물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쉽게 떨어져 나가거나 물이 튀는 등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 설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해왔지만, 플로섬은 들은 척도 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플로섬측은 "씨알일공일이 투자금이 없으니까 괜한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지난 5월에도 해당 도교를 이용해 무사히 펜디 행사를 치렀으며, 도교는 다음주에 다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렇게 플로섬과 씨알일공일이 다투는 사이 세빛둥둥섬의 전면개장이 미뤄져 결국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예정대로라면 세빛둥둥섬은 다음달 전면개장을 해야 한다.
플로섬측은 새로운 운영자에게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맡겨 이르면 오는 10월 중으로 일부 공간을 개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씨알일공일측은 계약 해지 무효를 주장하며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하는 것도 아니다.
이택근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부장은 "현재 계약이 해지된 건 아니다"면서도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돈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깊이 개입할 여지가 없으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만 민자사업비 964억원이 들어간 세빛둥둥섬 사업에는 서울시 산하 SH공사도 출자했다. SH공사의 지분 29.9%를 돈으로 환산하면 128억원이 넘는다. 모두 세금이다.
김정태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세빛둥둥섬 개장이 늦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시민들"이라며 "서울시가 앞장 서서 도교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적극적인 중재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