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속개한 청문회에서 정 의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 대해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지적하기 위해 김 지도위원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는 김 지도위원과 전화를 연결한 뒤 "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느냐는 조남호 회장의 손에 달렸다"며 "이 사람 살려주십시오. 목소리 한번 들어보세요. 전화걸었어요"라며 휴대전화를 마이크 앞에 가져다 댔다.
정 의원은 "지도위원, 조남호 회장이 앞에 있다"며 김 지도위원을 조 회장과 대화할 수 있도록 중재했다.
김 지도위원은 "제가 이 크레인에서 225일을 보내는 것보다 더 절망적인 것은..."이라고 운을 떼며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지적하려는 순간 한나라당 의원들은 "참고인으로 나오지도 않았는데 통화하는게 되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통화를 방해했다.
정 의원은 "저한테 주어진 시간이니까 방해하지 말아요.지금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쟎아요"라고 반박하며 통화를 계속하려 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계속 고함을 치며 이를 저지했다.
이에 김성순 위원장이 "정동영 의원 질문하십시오. 심문하십시오"라고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성은 더 거세졌다.
통화가 어렵게 되자 정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님들,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서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라가 노동자의 아픔을 대변하는 김진숙씨가 뭐가 그렇게 무서우냐. 뭐가 그렇게 두려워"라며 맞고함을 쳤다.
여야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는 정회에 들어갔고 정 의원이 전화통화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10여분만에 다시 열렸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003년 10월 한진중공업에서 129일째 크레인 고공 농성을 벌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주익 지회장과 같은달 30일 도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틀며 울먹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다큐멘터리 영상이 끝난 뒤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들이 원래 죽을 운명이었는가, 조 회장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있을 사람"이라며 "인간으로서 한마디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를 드린다. 그 당시 상황을 본인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연신 울먹거리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며 "조 회장은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 해고가 무엇인지 모른다. 해고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