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부경찰서는 부산역에 내리는 장거리 택시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폭력성 조직을 만든 뒤 역을 오가는 일반 택시기사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두목 이 모(47)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조직에 가입된 택시기사 4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4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해 검거에 나섰다.
이 씨 등은 지난해 10월 동구 초량동의 한 식당에서 과거 전과가 있거나 폭력조직에 가담한 경력이 있는 택시기사들을 규합해 '코리아콜파'라는 폭력성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동안 부산역 선상주차장에 근거지를 두고 KTX 등 열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장거리 승객들을 독점해 2억 5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일반 택시가 부산역 인근에 나타나면 문신을 드러내고 위협해 다른 곳으로 갈 것을 요구했고, 이에 저항한 50여 명의 택시기사들이 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나이 든 택시기사들에게는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방법으로 모욕감을 줬으며 승객인 척 일반 택시에 올랐다가 곧장 기본요금을 기사의 얼굴에 던지는 등 수치심을 유발하게 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부산역 선상주차장에게 손님을 태우기 위해 들어갔다 이들에게 무차별로 폭행을 당해 늑골 골절상 등 전치 3주의 상태를 입은 최 모(69)씨는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온갖 욕설을 내뱉으며 부산역에서 나가라고 위협했다"며 "기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져 부산역 손님은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초 20여 명으로 결성된 코리아콜파는 점차 세력을 규합하며 50여명까지 늘어났고 점차 부산역의 택시 영업권을 장악해 나갔다.
내부 지침을 만들어 K1(행동대장급)과 K2로 조직원 등급을 나눠 K1에게는 장소 제한 없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일반 영업택시의 구역침범을 제지하는 정도에 따라 K2 조직원을 K1으로 승급시켰다.
또 각 차량에 조직원 식별 스티커를 부착하고 수시로 단합대회를 갖는 등 체계적인 조직 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거리 승객만을 상대하는 이들의 영업방식에 승객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경찰에 따르면 장거리 승객이 아닌 경우에는 승차거부가 비일비재해 부산시에만 백여 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으며 심지어 외국인 등에게는 요금을 부풀려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동부경찰서 김상동 강력팀장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들의 범행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6개월간의 기획수사를 벌였다"며 "보복을 두려워 한 피해기사들이 진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산역과 같은 조건을 가진 공항과 기차역 등에도 택시 영업권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