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강남 노래방 사장이 한숨쉬는 이유

약속도 강북에서… 휴가철 겹친데다 귀가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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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에 서울 강남의 밤거리가 눈에 띄게 썰렁해졌다.

28일 밤 강남역과 삼성역 등의 유흥가 일대는 평소보다 부쩍 행인들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퇴근시간대 극심한 혼잡을 빚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는 약간의 지체현상이 있었을 뿐 평소보다 교통량이 훨씬 적었다.


저녁 시간 강남 일대에서 약속을 잡는 직장인이 크게 줄어들어 대부분 식당에 자리 여유가 있었다.

삼성역 인근의 식당에서 만난 직장인 김원석(40)씨는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을 잡아 나왔지만 거리가 한산해 좀 어색하다”며 “아무래도 오늘은 일찍 약속을 파하고 귀가해야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최석구(35)씨는 “강남 일대에 비가 심하게 와서 오늘은 약속을 취소할까도 생각했다”며 “지금도 비가 오니 좀 불안하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의 기업체 다수가 지난 27일에 이어 이틀째 직원들의 조기 퇴근을 권유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선릉역과 삼성역 근처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 등에는 오후 5시를 전후해서부터 귀가를 서두르는 시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강연수(28.여)씨는 “평소에는 1시간 정도 걸리던 출근시간이 오늘은 2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퇴근을 서두른다고 해도 여전히 통제된 구간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녁 약속 자체를 취소하거나 장소를 강북으로 옮기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극심한 정체 때문에 귀가에 어려움을 겪느니 아예 집 가까운 곳에서 약속을 잡거나 강남 쪽으로 오길 꺼리는 상대방을 배려한 것이다.

대학원생 윤미영(30.여)씨는 “사당역 근처에서 회식이 잡혀 있었는데 그곳 일대에 침수피해가 심하다는 이야길 듣고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며 “오랜만에 강북 쪽인 이태원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가와 주점은 휴가철을 맞아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드는 판에 비 피해까지 겹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남역 인근 노래방 주인 A씨는 “매년 이맘때가 장사가 잘 안 되는 때이긴 하다”면서도 “올여름 내내 비가 오다 휴가철이 됐는데 동네가 물바다가 되니 걱정이 안 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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