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생이 받는 시급 3800원은 최저임금 432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지난 봄 반값 등록금 촛불 집회에 나섰던 대학생들이 최저임금에 울상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1. 7. 18. "촛불도 들어봤지만…" 일터로 돌아간 '반값' 대학생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반값 등록금 집회 현장을 떠나야 했던 학생들이지만, 그들을 기다린 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알바' 현장.
당시 촛불을 들었던 대학생 정인태(가명·21) 씨는 최근 충남대 인근 고깃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루 9시간을 꼬박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4만 원이 조금 안 된다. 등록금은커녕 당장 이번 달 생활비 마련도 버겁다.
"그래도 학교 앞에서 버는 것치고는 시급이 센 편"이라는 게 정 씨의 말이다. "학교 앞 편의점이나 커피숍 등 다른 곳에서는 최저임금도 안 줘요."
정 씨는 "요즘은 알바 구하기도 만만치가 않다"며 "친구들은 고향에 내려가서 알바를 하거나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생이 돈 버는데 이만한 일도 없어요"라고 말하는 최길수(24) 씨의 몸에서는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최 씨가 꼽는 '이만한 일'이란 막노동이다. 최 씨는 매일 새벽 인력시장으로 향한다. 인력사무소에서 건설현장을 연결해주면 그곳에서 하루 종일 시멘트와 벽돌을 나르고 일당 8만 원을 받는다. '이틀 일하고 하루 꼬박 앓는' 고된 일이다.
그는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PC방 아르바이트부터 물탱크 청소, 화분 나르기 등등. 학교 앞 편의점에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시급이 너무 터무니없어서 항의했는데 '너 말고도 일할 사람은 많다'며 으름장을 놓더라고요." 최 씨가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최 씨가 선택한 곳은 막노동 현장이었다.
등록금 때문에 집회에도 나가지 못한 대학생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시급이 이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