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사장, 이미 정치하고 있다'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김두관과 문재인,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도 강점 있다
박근혜 전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어려운 이유

고성국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7월 22일 (금)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정치평론가 고성국


▶정관용>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한번 제대로 읽어보지요. 고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고성국>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한군데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뉴시스가 보도한 바를 보니까 대선주자 지지도가 부동의 1등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있고, 그 밑에 한참 떨어져서 손학규 대표가 계속 2등을 하더니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2등으로. 물론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고성국>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바뀐 게 있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고성국> 이게 굉장히 예민한 대목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본자료를 우선 말씀을 드려야 되겠네요. 뉴시스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서 조사를 한 건데요, 지난 17일날 전국 19세 이상의 남녀 1,089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설문했고요. RDD 방식으로 한 겁니다.

▶정관용> RDD 방식?

▷고성국> 예. 표본 오차가 96%에 신뢰수준 ±2.96%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이제 설문에 보면은 야권 주자 중에 정동영, 한명숙, 이런 사람들이 없습니다.

▶정관용> 왜 뺐지요?

▷고성국> 그것은 설문을 만드는 입장에서 나름대로 판단이 있겠지요.

▶정관용> 여권 쪽에서는 누구누구가 들어갔습니까?

▷고성국> 여권 쪽에서는 이제 들어갈 사람들 대충 들어갔지요. 박근혜, 김문수, 오세훈, 뭐 정몽준, 이렇게 다 들어갔고요. 야권 쪽에서는 결과적으로 손학규, 문재인, 유시민, 이렇게 이제 들어간 겁니다.

▶정관용> 그래요? 그러니까 정동영, 한명숙 이런 분들이 없어지면서 표가 좀 늘어난 거다?

▷고성국> 그 표가 문재인한테 갔을 수도 있고, 일부. 또는 손학규에게 갔을 수도 있고. 뭐 그건 갈라졌겠지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최초로 문재인이 손학규를 초월한 조사인 겁니다.

▶정관용> 그러니까요.

▷고성국> 예, 그래서 그동안 문재인 대망론이라고 하는 것이 그냥 문제제기 수준으로 있었는데, 어, 이거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느낌을 주는 조사지요. 물론 이제 다른 방식으로 조금 전에 빠진 사람들도 넣고 또 시점을 달리해서 하면은 또 다시 뭐 손학규 대표가 1위를 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엎치락뒤치락할 수는 있지만, 한번이라도 손학규 대표를 제치고 문재인 이사장이 야권 후보로서 1등이 됐다, 이것이 갖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주목받는 정치 뉴스가 되는 것 같아요.

▷고성국> 그렇지요, 예.

▶정관용> 물론 이제 큰 흐름으로 봐서는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어서 좀 치고 올라가서 한 20% 선을 돌파하는, 그런 큰 흐름을 점쳤던 사람들이 있는데, 그 흐름이 팍 꺾여서 계속 10% 초반대로 머물고 있단 말이지요. 그게 하나 짚어야 될 문제이고요.

▷고성국> 손학규 대표의 하락세가 이번 조사의 결과 더 가속화될 수가 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러면서 문재인 이사장이 부각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앞으로 계속 문재인 이사장 쪽으로 시선이 쏠립니까?

▷고성국> 사실 제가 야권 쪽에 있는 분들하고 이렇게 토론회를 하거나 좌담회를 하게 되면 야권 주자들 중에서는 단연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관심들이 높습니다. 또 청중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도, 두 가지 질문을 대체로 받는데요, 하나는 손학규 대표가 지지도가 자꾸 주춤거리느냐, 이런 질문하고요. 또 하나는 문재인, 김두관, 이 두 잠재적인 대권주자가 출마하겠느냐.

▶정관용> 그게 동전의 양면이에요, 사실.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손학규 대표가 확 치고나가면 이분들 주목도는 떨어지고, 그게 안 되니까 이분들 주목도가 올라가고 그런 거 아닙니까?

▷고성국> 그렇습니다. 김두관 경남지사하고 문재인 이사장, 사실은 두 사람 다 내년 총선 출마, 대선 출마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스펙이라고 하는 것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스펙과 거의 흡사하지요. 살아온 이력도 비슷하고요, 또 관계도 아주 밀접하지요. 뭐 리틀 노무현, 이런 별명도 있고요.

▶정관용> 김두관 지사가 그렇지요.

▷고성국> 영원한 비서실장, 이런 별명도 있습니다.

▶정관용> 예, 문재인 이사장이고.

▷고성국> 거기에다가 영남권의 상당한 지지세를 실제로 가지고 있지요. 또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사모 그룹의 지지를 또한 승계해서 받고 있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만약에 민주당에 입당을 해서 경선을 거쳐서 후보가 된다면, 그러면,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민주당의 영남후보가 되잖아요?

▶정관용> 그렇습니다. 그것이 바로 노무현 카드였지요.

▷고성국> 그것이 노무현이 당선될 수 있었던 힘이거든요. 그러니까 노무현 신화를 재현할 수 있는 카드다,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그런데 단순한 재현은 아닌 것 같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적을 일궈내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굉장히 약점도 많았지요. 이를테면은 상고를 나온 사람이다. 그러니까 대학을 안 간 사람이다.

김두관과 문재인,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도 강점 있다

▶정관용> 그게 약점인가요?

▷고성국> 한편으로는 강점이고 한편으로는 약점이지요. 그리고 그래서 늘 변방에서만 살았던 사람 아니냐, 사회적 소수로 그동안 쭉 정치를 해온 사람 아니냐, 뭐 이런 저런 한계, 약점들이 경쟁자 측에 의해서, 또는 상대방에 의해서 계속 제기가 되어 왔지요. 또 그런가 하면은 이른바 너무 좌파 아니냐, 라고 하는 공격도 계속 받았습니다. 특히 뭐 장인의 이력과 관련해서.

▶정관용> 그래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자, 그런 관점에서 문재인과 김두관을 다시 보면은요, 상대적으로 노무현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들이 굉장히 완화되어 있다, 라고 느끼지요. 예컨대 문재인의 경우에는 뭐 공수부대 출신이고, 당장 <운명>이라는 책에 공수부대 낙하산 메고서 찍은 사진, 이거 지금 인터넷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클릭해서 보고 있는데요. 공수부대 출신더러 뭐 좌파다, 이렇게 이야기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좀 강하지요.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또 김두관 지사의 경우에도 뭐 그런 점에서 사실은 이장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만...

▶정관용> 이장, 군수, 장관, 도지사, 이렇게 되는 거지요.

▷고성국> 예, 굉장히 차근차근 행정경험을 쌓으면서 올라갔단 말이지요. 그게 갑자기 어디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또 그러면서도 제가 알기로 5전6기로 알고 있는데요. 다섯 번이나 이 지역에서 떨어졌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면서 그걸 정말 오뚜기처럼 딛고 일어나서 경남주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 도지사에 당선될 만큼의 지지와, 도지사 이후의 행보에서도 그 지지세가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의 정치력을 보이고 있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그러니까 이런 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아주 유사한 스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좀 없다. 그런 점에서 훨씬 더 강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기대가 있는 겁니다.

문재인, 김두관

▶정관용> 그럼 계속 상수로서 대선까지의 국면에서 변수가 되겠네요?

▷고성국> 그럴 거라고 보는데요. 그런데 두 사람이 처해있는 입장 때문에 약간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내년 12월 대선에 출마를 하려면 상식적으로 내년 총선에 직접 출마를 해서, 어쨌든 총선에서 전면에 선봉장으로 서든지, 거들든지 해야 될 것 아니겠어요? 문재인 이사장은 그렇게 할 의지도 이미 표명한 바 있습니다. 예컨대 내년 총선에서 지면 박근혜 대세론이 그냥 굳어질 거기 때문에 내년 총선은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정관용> 박근혜 대세론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겠다, 이런 발언을 했었지요.

▷고성국> 그렇지요. 그러니까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김두관 지사는 경남지사이기 때문에...

▶정관용> 현역 도지사예요.

▷고성국> 공식적으로, 또 법적으로 선거에 끼어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려면은 도지사를 사퇴하고 해야 합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사된 지 한 1년밖에 안 되었는데.

▷고성국> 그렇지요. 그런 점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입장, 처해있는 처지가 좀 달라서, 상대적으로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기대가 더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정관용> 그래서 주목도도 더 높아지고 있고.

▷고성국> 그렇습니다.

문재인 이사장, 이미 정치하고 있다

▶정관용> 정치할 것 같지요? 본인이 계속 존재론적 고뇌를 끝내지 못했다, 그러는데.

▷고성국> 사실은 이미 하고 있다고 봐야 되고요, 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러면 문재인, 손학규, 다 같이 한 민주당이라는 테두리 안으로 모일까요, 아니면 그 안에 다른 새로운 변수가 생길까요?

▷고성국> 문재인 이사장의 행보, 또는 노무현 대통령이 밟아온 길을 최대한 계승하고 지켜나가겠다, 라고 하는 문재인 이사장의 입장에 비춰볼 때, 노무현 대통령은 어쨌든 민주당 중심성이라는 것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없는 정치인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문재인 이사장도 만약에 본격적으로 총선에 출마하거나 이렇게 대선후보로 출마를 한다면, 민주당에서 경선을 통해서, 민주당의 적통을 잇겠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관용> 국민참여당하고의 관계는 어떨까요? 유시민 대표하고...

▷고성국> 만약에 그렇게 되면, 사실 국민참여당은 다 그런 건 아닙니다만, 노무현 대통령을 따르던 사람들의 일부가 모여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분들이 문재인과 유시민 중에서 택일을 강요받게 되겠지요? 그런데 만약에 문재인이 민주당에 들어가서 노무현이 했던 방식으로 야권에 대권주자가 되겠다, 라고 도전을 하면, 역시 문재인 쪽으로 쏠리지 않을까. 그러면은 국민참여당이 없어지거나 또는 존속하더라도 굉장히 세가 약해지거나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문재인 이사장이 한 말 중에 이런 대목이 좀 흥미를 끕니다. 유시민 대표, 굉장히 훌륭한 분인데, 마치 그분의 지지세를 잠식하는 듯이 비쳐서 마음이 좀 불편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정관용> 그럴 수밖에 없지요. 기반이 중복되는데요.

▷고성국> 그게 현실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잠식하고 있고요. 그 부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거지요. 또 한 대목은 손학규 대표와 관련된 것인데요, 손학규 대표 아주 훌륭하고 야권의 앞서있는 분이라고 하면서 정체성 문제를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사실 손학규 대표의 최대의 약점이잖아요.

▶정관용>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뭐 이런 거 말이지요.

▷고성국> 그러니까 문재인 이사장이 굉장히 완곡한 어법으로, 그리고 비정치적인 어법으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유력한 두 경쟁자의 약점을 정확하게 집어서 지금 지적하고 있지요.

▶정관용> 비정치적 어법이 아니라 굉장히 정치적인 어법인데요?

▷고성국> 그렇게 해석하셔도 좋겠습니다.

▶정관용> 문재인 이사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고요, 대선에 아주 큰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까지 정리해보고, 여권 쪽으로 가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 대구달성 자신의 지역구에 그냥 출마하겠다. 이게 또 시끌시끌합니다.

▷고성국> 사실은 이 문제가 꼭 지금 논란이 되어야 되느냐, 에 대해서 박근혜 전 대표도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논란은 정두언 의원이 제기함으로써 시작된 논란입니다. 정두언 의원이 열흘쯤 전에 수도권이 어려우니 박근혜 전 대표가 수도권으로 출마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라고 하는 이른바 수도권 출마론을 불쑥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라는 것을 다 알고 있고, 그런데 그 수도권이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정관용> 다 그렇게 전망하지요.

▷고성국> 다 그렇게 알고 있고. 그런데 총선에서 지면은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 구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라고도 다 보고 있고.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의 최전선에 나서서 박근혜 선거로 치르려고 할 것이다, 또 이렇게까지 다들 그렇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바로 그런 상태에서 수도권 출마를 해라, 이렇게 주문을 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말이 되는 거지요.

박근혜 전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어려운 이유

▶정관용> 그건 논리로는 되지요.

▷고성국> 예, 말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동시에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를 해야 한다면, 어디에서 해야 될까요? 강남 3구에서 해야 될까요?

▶정관용> 좀 어려운 데로 골라야 되겠지요?

▷고성국> 그렇지요.

▶정관용> 아주 어려운 데는 좀 그렇고, 종로 같은 데?

▷고성국> 뭐 종로가 가장 상징성도 있고, 또 쉽지 않은 선거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 더 어려운 데를 가야 되겠지요.

▶정관용> 더 어려운 데?

▷고성국> 선거를 위해서 지역구를 옮긴다면, 아니, 손학규 대표는 어쨌든 분당을에 가서 선거를 했잖아요.

▶정관용> 그래요.

▷고성국> 종로는 사실 가능성 반반일 수 있지요.

▶정관용> 어쨌든 현역이 한나라당이고요.

▷고성국> 예, 그러나 분당을은 그동안의 선거구도로만 보면 민주당이 전패했던 지역 아닙니까?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가...

▶정관용> 가려면 그런 정도의 지역으로 가야 한다?

▷고성국> 그동안 한나라당이 전패했던 지역에 간다, 뭐 이래야 비로소 이야기가 되는 건데요.

▶정관용> 그러네요.

▷고성국> 자, 그렇게 했을 때 과연 이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선거 하나 때문에 사실 다른 데는 거의 지원을 못하겠지요. 지원 유세가 불가능하거든요.

▶정관용> 지역구에 살아야 되겠지요.

▷고성국> 마지막 한 순간까지, 한표 때문에 승부가 갈릴 테니까요. 그런 것이고, 만약에 지면 어떻게 될까요? 어려운 선거, 다 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선거에 나와서 졌기 때문에 상관없다? 다시 대권 행보를 한다?

▶정관용> 아니지요.

▷고성국> 그렇게 안 되거든요, 정치는.

▶정관용> 또 아마 민주당에서도 초강수를 둘 거예요, 그 지역에.

▷고성국> 그렇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 출마론은 당장 눈앞의 선거가 급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이 다수인 수도권 의원들 입장에서는 이야기해볼만 하지만, 그러나 이것은 한참 앞서가고 있는, 그래서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대권주자한테는 느닷없이 배수진을 치고,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듯이 해라, 이 이야기처럼 들릴 가능성이 있어요.

▶정관용> 그렇군요.

▷고성국> 그리고 이 논의를 그냥 놓아두면 사그라들 것이다? 그렇게 안 됩니다. 선거는 다가오고 있고 위기의식은 더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정관용> 자꾸 요구가 더 나가겠지요.

▷고성국> 그렇지요. 따라서 이것은 조기에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지요.

▶정관용> 그래서 나는 수도권 안 나간다?

▷고성국> 그래서 저는 일주일 만에 박근혜 전 대표가 달성군 출마를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이 논란을 차단했다. 이렇게 봅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 후에 또 이런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아예 출마를 하지 말고 전국을 다니며 지원을 하던지 아니면 그 왜 비례대표의 뒷번호. 나까지 당선되려면 몇 퍼센트는 받아야 됩니다, 이런 거.

▷고성국> 옛날에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 시절에 했던 방식이지요. 그때는 비례대표 14번을 받았는데, 그때 떨어졌지요. 그거는 뭐 하여튼,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인데요.

▶정관용> 그런 논리입니다.

▷고성국> 그런데 그 첫 번째 이야기, 불출마 부분하고 비례대표 이야기는 약간 맥락이 다릅니다. 불출마 부분은 뭐냐면, 뭐 국회의원이 당선이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되면은 국회의원을 다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 강제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국회의원 신분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를 해도 됩니다. 그러나 그동안은 대통령 후보가 되면 국회의원직 내놓았거든요. 다 그랬습니다.

▶정관용> 그래요.

▷고성국> 그러니까 그렇게 따지면 박근혜 전 대표는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임기는 7월 1일부터 시작되거든요, 새 국회의원의 임기는. 그런데 임기를 막 시작했는데, 대통령 후보는 뭐 10월 정도에는 어쨌든 결정되지 않겠어요? 아무리 늦춰잡아도요.

▶정관용> 딱 3개월 하는 거지요.

▷고성국> 그러면 석달 할 국회의원을 꼭 해야 되느냐, 그리고 그렇게 해서 국회의원 사퇴하면은 재보궐 선거 해야 되는데, 이게 사실 박근혜 전 대표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여야의 대권주자들에게 다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뭐 그렇게 할 바에야 불출마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이고요. 그 다음에 비례대표는 그와는 다르게, 국회의원이 총선이 다가왔을 때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게 몇 달이건. 다만 지역구 출마는 그런 문제가 있으니, 비례대표를 했다가 사퇴하면은 후순위가 인계하는 거니까.

▶정관용> 자동승계하니까요.

▷고성국> 재보궐선거를 안 해도 되고. 또 자기 지역구가 없기 때문에 전국적인 유세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 않느냐. 이래서 비례대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박근혜 전 대표는 지역구 출마를 고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고성국> 그 이유는요, 김영삼 대통령이 옛날에 야당 지도자로 활동을 할 때, 부산서구가 지역구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목포였고요, 전남. 마지막에 뭐 비례로 출마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 전까지 5선, 8선할 때까지 다 지역구 출마를 했어요. 다만 유세를 하러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지역구에서. 그러니까 등록하고, 그러면 포스터는 김영삼, 김대중 포스터가 붙는 거고요. 실제로 두 사람은 전국을 유세를 다녔습니다.

▶정관용> 그랬지요.


▷고성국> 그 정도로 자신이 있었던 거지요. 실제로 박근혜 전 대표도 그런 식으로 선거를 했습니다. 달성군에 지역구 출마를 한다고 해서 달성군에만 묶여서 선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관용> 묶인 게 아니라 지난 2008년 총선, 2004년 총선을 생각해보니까 한번쯤 간 게 뉴스가 된 것 같아요.

▷고성국> 그게 마지막날 가서.

▶정관용> 그러니까요. 한번쯤 가서 유세하고.

▷고성국> 그리고 그 다음날 투표날 투표하고. 그런 식으로 이미 그동안 해왔기 때문에 선거 유세 때문에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로 가야 한다, 이거는 너무 작위적이지요. 그러면 결국 불출마 문제만 남는데,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한다는 것은 거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되는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 이 불출마를 해야 한다. 이거는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법률적 강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불출마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지금 박근혜 전 대표가 불출마를 한다면, 임박해서 하기보다는 뭐 올해 10월이나 11월이나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불출마 도미노를 불러올 수가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정관용> 다른 대선주자를 노리는 사람들도?

▷고성국> 그렇지요. 또 그럴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4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은 대통령 후보까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총선을, 승리를 위해서 뛰는데... 뭐 이렇게 상황이 만들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표가 내심으로는 이 중진 원로 의원들의 불출마 도미노를 기대하고 그걸 통한, 물갈이를 통한 총선 승리를 혹시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관용> 자기가 행동에 옮기면?

▷고성국> 자신의 불출마가 다른 중진 의원들에 대한 일종의 압박처럼, 그런 행동으로 비쳐지는 것은 피하려고 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이 쉽지 않은 거지요.

▶정관용> 아, 그것 참 그러네요. 그런데 사실 국회의원 임기 시작해서 몇 달 만에 사퇴하고 이런 것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닌데...

▷고성국>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정관용> 그러나 시기적으로 불가피하네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남에게 압박하는 그런 모습을 피하기 위해서는 3개월짜리라도 할 수밖에 없다, 뭐 그런 고뇌들 같은 거네요.

▷고성국> 사실은 그런 문제들, 저런 문제들 때문에 원포인트 개헌이라고 하는 얘기가 있었던 거지요. 임기조정하고 좀 2년에 한번 정도씩 전국 선거만 좀 하자. 사실 내년에는 4월에 전국선거, 12월에 전국선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생기는 그런 문제입니다.

▶정관용> 그런데 뭐 그 이야기는 나오기만 하면 시끌시끌하다가 쑥 들어가버리는 이야기라, 언젠가는 해야 될 과제인데요, 사실.

▷고성국> 그렇지요.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였습니다. 고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성국>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예, 금요일 순서 마무리짓겠습니다. 주말 시사자키는 이명희 아나운서가 진행하지요. 많이 애청해주시고요, 저는 월요일 저녁 6시에 인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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