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군의 첫마디는 "대학교가 뭐 이래요?" 였다. 기대했던 대학생활과 너무 다르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에 안왔다는 것.
A군은 "학교 캠퍼스에 어떻게 학생보다 교수가 더 많을 수 있냐"며 "또래 보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무엇보다 A군이 가장 의아했던 점은 학점 평가 방식이다. 시험 보는 날 문제지와 함께 답안지도 나눠줬기 때문이다.
A군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 보는 날에는 그래도 제법 있었다"며 "답안지를 주면서 보고 쓰라고 하는데 황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A군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는 교양과 전공할 것 없이 출석 확인하는 과목이 거의 없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교과목 특성 상 시험 방식이 다르고 성적 처리는 교수의 재량이다"며 "학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A군은 "일단 졸업은 해야하니깐 등록은 하겠지만 다음 학기부터 수업은 갈 생각이 없다"며 "어떤 공부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출석 한 번 안해도 학점을 주는 이른바 부실대학이 젊은이들의 미래 설계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꿈 마저 통째로 삼키고 있는 모습에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