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1사단 자살사건은 총기사건 나비효과?

ㄴㄴㄴ
해병대 1사단 자살사건이 2사단 총기사건의 간접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유가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병대의 부대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일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사건 이후 해병대는 구타 등의 가혹행이나 각종 열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가혹행위나 기수열외로 인한 따돌림이 총기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해병대 1사단 내에서 지난 10일 자살한 정 일병(19)의 유가족들은 가혹행위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선임병들이 정 일병의 입을 막기 위해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 일병에 대한 구타와 따돌림이 들통 날 것을 두려워한 선임병들이 정 일병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괴롭혔다는 것이다.

정 일병의 아버지는 “부대원들로부터 총기 사고 이후 부대 내에서 구타나 열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이로 인해 선임병들이 소대장과 친한 편인 아들이 구타나 가혹행위를 소대장에 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지난 11일 부검결과 정 일병의 몸에서 발견된 구타의심 멍자국 3곳을 제시했다.

정 일병의 아버지는 “국방부수사과학연구소는 이 상처가 일주일 전쯤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이는 총기 사건이 발생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병대 관계자는 유가족들에게 ‘2사단의 일과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2사단과 비교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의 부대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해병대는 숨진 정 일병은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관심사병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 일병이 조금 어눌한 면은 있었지만 소대장에게도 인정받는 A급 사병으로 분류돼 왔다”며 “정 일병은 신병 관리 규칙에 따라 관리돼왔고 별다른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정 일병이 입대한 뒤 소속 부대원들로부터 ‘작업열외’를 당하는 등 사실상의 따돌림을 당해왔고 구타와 가혹행위로 힘들어했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부대는 이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해 결국 사고가 터졌다고 주장했다.

정 일병의 아버지는 “군대라는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삶을 살던 청년들이 모일 경우 여러 다툼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가와 군(軍)은 이들이 함께 뭉칠 수 있도록 돕고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해병대는 이를 방임했고 결국 젊은이들의 헛된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결과가 나오면 발표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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