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선수촌, 콘테이너 박스로 지어야 하는 이유”

평창
- 릴레함메르 ‘흑자' 비결 배워야
- 환경파괴 및 빙상장 관리비 큰 부담
- 알펜시아 한 채당 40억, 과감 결단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아대학교 정희준 교수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에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들은 무엇인지 과제들을 한번 점검해 보겠습니다. 동아대학교 정희준 교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도 보셨어요?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스포츠하시는 분으로서.

◆ 정희준> 동계올림픽 유치 10년 동안 힘들여서 결국 이루어냈는데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주 기분 좋게 화면을 봤습니다.

◇ 김현정> 일단 경제 효과가 얼마나 될까, 이것으로 논란들이 많던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정희준> 경제효과가 과거에는 20조억이었는데 지금은 60조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수치는 경제학자들도 믿지 않습니다. 그건 과학이라기보다 신념에 더 가까운 거고요. 저도 한 3시간 걸리면 그 60몇 조를 100조로 늘릴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지난번 G20 정상회의, 우리나라에서 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기관은 22조 경제효과를 얘기했고 어떤 기관은 400조가 넘는 경제효과를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2005년에 부산에서 APEC 회담을 하지 않았습니까? APEC이 G20보다 절대로 작은 게 아니라 오히려 참가국 수가 1개국이 더 많은데 그 당시는 8000억 정도 경제 효과를 봤다, 이게 뻥튀기가 심한 수치이기 때문에 그걸 믿고 무슨 일을 계획하는 건 무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정희준 교수는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 우려를 많이 가지고 계시던 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초대를 했습니다. 이제 유치가 확정된 마당에 어떤 것들을 우리가 최대한 관리를 해 가면서 진행을 해야 될까, 이 부분인데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 정희준> 아무래도 경기장들의 사후 활용이 되겠죠. 우선 첫 번째로 동계올림픽은 종목의 특성 때문에 환경파괴가 많이 일어납니다. 어느 개최지든지 이 문제에 항상 시달려왔고요. 두 번째로는 개최지가 대부분 산간지역에 유치가 되지 않습니까? 인구가 많고 큰 시설을 지으면 제대로 활용되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보면 스키장 같은 건 좀 더 짓고 정비를 해도 이건 활용이 가능한데, 예를 들어서 강릉에 들어가는 빙상장 5개라든가 또는 봅슬레이, 스키점프 같은 이러한 시설은 이전 개최지 사례를 봐도, 나중에 사례를 봐도 잡초가 무성하고 버려진 시설이 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관리비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다는 거죠. 그리고 이 전 개최지 가운데 그것 때문에 경제 침체에 들어가는 도시가 굉장히 많았고 우리가 이런 점을 사전에 방지를 해야겠죠.

◇ 김현정>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까?

◆ 정희준> 우리 IOC가 그런 부분에서 비난을 받는데. 너무 많은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어야 된다, 개최지를 꼭 보면 그 이후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신규시설 투자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개최지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을 가건물, 그러니까 컨테이너 박스 같은 데서 재웠거든요.

◇ 김현정> 선수촌을 컨테이너 박스로 지었어요?


◆ 정희준> 그러니까 LA올림픽을 예를 들어서 인근의 대학교 기숙사를 활용했다, 이런 게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가건물을 지어서 선수들을 재우고 그 다음에 대회가 끝나면 그 시설을 없애버리는 거죠. 그래서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유지 관리비를 아예 싹을 없애버리는 겁니다.

◇ 김현정> 컨테이너로 지으면서 제대로 지을 수 있나요? 선수들한테 욕먹는 거 아닙니까?

◆ 정희준> 며칠 지낼 만하게 지어놓는 거죠.

◇ 김현정> 제대로 잘 짓되, 추후에 관리비는 적어도 들지 않도록 하자 이 말씀이신 거죠?

◆ 정희준> 그리고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도 염려를 안 해도 되는 거고요. 그래서 우리가 무슨 공사장에서 보는 컨테이너박스 그것보다는 좀 더 괜찮은, 지낼 만한 가건물 시설들을 만들어서 선수들 재우고 대회 후에는 대회 폐막과 함께 철거한다. 이런 식으로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빙상경기장 같은 경우에는 관리비가 한 해에 어느 정도 드나요?

◆ 정희준>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빙상경기장도 종류가 다르거든요.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있고, 빙속경기장 500m, 1000m 스피드 스케이팅 같은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도 있고 그런데요. 빙속경기장이 제일 좀 크죠. 그래서 그 경우에는 1년에 적어도 2, 30억이 들어가는 건데 그게 지금 계획을 보니까 빙속경기장은 컨벤션 센터로 전환을 하고, 그 다음에 다른 어떤 경기장은 체육관으로 전환하고, 또 다른 하나는 나중에 철거를 해서 원주로 옮긴다, 몇 가지 계획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이라는, 지금 20만을 넘길까 말까하는 그러한 중소규모 도시에 이런 체육관이 결국 4개가 남는다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한 1년에 100억 정도는 매년 유지관리비에 쏟아 부어야 되는 그런 처지가 되겠죠.

◇ 김현정> 어떻게 하면 시설을 용도변경해서 최대한 쓸 수 있을까 이걸 궁리를 부지런히 해야겠네요. 또 한 가지 알펜시아 리조트의 경우인데 지금 1조를 들여서 지었는데 빚이 상당합니다. 최대한 활용을 해서 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텐데, 방법이 없을까요?

◆ 정희준> 이게 강원도의 미래, 강원도의 재정 상태로 보면 이건 지금 폭탄입니다. 최문순 지사님이 어느 인터뷰에서는 알펜시아 얘기가 나오니까 한숨을 푹 쉬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이건 사실 대책이 없는 상황인데요. 비견할 사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전라남도가 포뮬러원. F1 자동차 경주대회를 하거든요. 이게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대회를 그냥 반납해 버리자, 벌금을 물더라도.

◇ 김현정> 거기는 왜 심각해 졌나요? F1 경기장에서?

◆ 정희준> 거기도 그만큼의 흥행요인이 없고 예상했던 경제효과가 존재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이게 일종의 메가이벤트의 저주와 같은 겁니다. 그래서 F1 경우에 대회를 반납하면 그 벌금으로 400억원을 내야 된대요. 그런데 대회를 치루면 1200억원 적자가 난 답니다.

◇ 김현정> 차라리 반납이 낫군요.

◆ 정희준> 차라리 반납이 나은데. 지자체의 어떤 위신이라든가 이런 문제를 고려해서는 함부로 반납할 수 없는 문제고. 이게 완전히 덫이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 어느 쪽이 도정, 그 다음에 도민들에게 피해를 발생시킬까를 판단해 보고 그 다음에 이건 극단의 조치,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거죠.

◇ 김현정> 극단의 조치, 무슨 말씀이세요?

◆ 정희준> 그건 아마 최문순 지사님이 잘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디에다가 판다든지 이렇게 되는 건가요?

◆ 정희준> 판다든지 완전히 처음의 취지를 조금 달리하더라도 그 시설을 완전히 전환을 시켜버리는 거죠. 이게 지금 별장인데 이게 40억짜리 별장이거든요.

◇ 김현정> 40억이라는 말씀은 한 채당 40억?

◆ 정희준> 한 채에 40억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대기업들이 비즈니스용으로 구매를 할 수 있지만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그런 건 벗어났죠. 그 한계는. 외국으로 눈을 돌려서 외국도 다니시고 그런 것 같은데요. 그래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유지할 것은 유지하고 그 다음에 과감하게 덜어내는 것은 덜어내는 판단을 하셔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한참 강원도민들이 함정을 지르면서 좋아하고 계십니다마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도 꽤 많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을 하면서 알차게 이번 동계올림픽 진행을 해야 겠습니다. 정희준 교수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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