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점유 허가를 내준 관할 해운대구청은 건설사의 배짱공사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은 행정처분을 취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의 초고층 빌딩 밀집지역 마린시티내 주요 도로인 마린시티로. 왕복 4차로인 이 도로 일부 구간의 두 개 차로가 건설장비와 자재로 뒤덮였다.
이곳에서 최고급 호텔형 주거시설 대우아라트리움을 짓고 있는 대우건설이 장비와 자재를 도로에 불법으로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 개장 이후 매일같이 교통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이 도로가 건설자재들로 더 혼잡해지게 돼 통행 차량 운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건설현장 앞을 지나가던 김 모(51)씨는 "한 쪽 차선 위에 장비와 자재가 쌓여 있어 한눈을 팔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해운대해수욕장 개장이후 도로가 마비 지경인데, 허가를 해준 구청도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초행길인 관광객들은 물론 매일 다니는 주민들조차 공사자재를 피하려다 접촉사고를 유발하는 등 교통안전 위험도 뒤따르고 있다.
마린시티내에 살고 있는 주부 이 모(38)씨는 "교통도 문제지만 이 앞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가장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아이들을 마음놓고 밖에 보낼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획된 공사기간으로 인해 구청과 경찰서에 정식으로 점유허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도로점유를 해야하는 철골 공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허가받은 도로점유 면적 220㎡ 를 훨씬 초과해 광범위한 구역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도로점유 허가를 받지 않은 쪽 도로에 두 개 차선 위에도 공사장비와 자재를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해운대 구청은 공사현장에 대한 수시점검은 어렵다고 해명하면서 하며 취재가 시작된 6일 오후, 뒤늦은 현장점검을 통해 대우건설 측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대형건설사의 배짱 공사와 구청의 탁상행정이 해운대의 이미지를 떨어뜨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