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로 북한을 탈출해 2001년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출신 김규민 영화감독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자들에게 성공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6월 말 경기도내에 거주하는 500여명의 새터민이 모인 ‘북한이탈주민 성공 비전 캠프’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과 경험담을 발표한 김규민 감독은 “저도 처음에 답답한 느낌이 참 많이 들었기 때문에 내 작은 경험이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발표했고, 많은 분들이 경청해주셔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7월 초 북한의 실상을 담은 자신의 첫 데뷔작 영화<겨울나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김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의 한국생활을 떠올리며 “한 마디로 참 쉽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나주에서 배 농사를 짓다가 배우의 꿈을 가지고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북한과 너무 다른 학교생활을 적응하지 못했고 동기들에게 왕따를 당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 연출부 막내로 들어가게 되면서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그는 뭐든지 배우고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내겠다는 다짐으로 서른 살이라는 늦깎이 나이에 연출부 막내 생활을 시작했지만 곧 ‘내가 탈북자라서 나한테만 이렇게 힘든 일을 많이 시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일하는 연출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죠.”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사람으로서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영화보다 북한의 실상을 담은 영화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어짜피 영원히 ‘탈북자 출신 영화감독’이라는 이름표는 떨어지지 않을 거구요.”
개봉을 앞둔 영화 <겨울나비>도 그가 북한에서 실제로 목격한 이웃 모자(母子)의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노력 끝에 ‘성공한 탈북자’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김 감독은 아직도 주변 편견과 냉대를 받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다른 사람이 나를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찾아가고, 다른 사람이 나를 써주기만 기다리지 말고 나를 써야 되도록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도는 탈북자들을 위해 7~8월 중 정착지원 정책을 공유하는 통일멘토 워크숍, 10~11월엔 통일 멘토·멘티 간담회가 개최되며 ‘북한이탈주민 성공 비전 캠프’를 지속적으로 확대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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