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몰래 철거…항일단체 "민족 고대 아닌 절도 고대"

경찰 "고대 앞 현수막 절도범은 고대 측 지시 받은 용역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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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운동가 단체들이 '인촌로' 명칭 폐지를 위해 설치했던 현수막이 고려대 직원의 지시로 도난당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항일운동가 단체들이 고려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용역업체 직원을 시켜 '친일파 김성수가 고려대 설립자인지 밝히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떼도록 한 혐의로 고려대 직원 박 모(40)씨를 27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지난 13일 학교 청소용역 직원 3명에게 고려대 정문 앞과 인촌로 일대에 걸려 있던 현수막 24장을 떼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씨의 지시로 14일 현수막을 철거한 혐의로 용역 직원 3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경찰에서 "학교 앞 현수막에 관할 구청의 관인이 찍혀 있지 않아 불법 현수막인 줄 알고 철거하도록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통화 내역 등에서 학교나 재단 측에서 현수막 철거 지시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혐의를 배제하지는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고려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 것을 계획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항일운동가 단체 관계자는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에서 민족정기를 바로잡기 위한 현수막을 훔쳐가니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지 모르겠다"면서 "'민족 고대'가 아니라 '절도 고대'로 학교의 위신이 땅으로 떨어졌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고려대 측에서는 경찰 수사와 항일운동가 단체의 반응에 대해 "아직 학교의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오는 28일 오후 전체 회장단이 참여해 '고려대 현수막 절도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고려대 측에게 항의문을 전달하고 철거됐던 현수막을 다시 게시할 방침이다.

앞서 항일단체들은 인촌로가 친일 인사로 규정된 김성수 선생의 호를 딴 도로명이라며 행정안전부 등에 민원을 내고 지난 11일 현수막 24개를 고려대와 보문역 주변 인촌로에 걸었다가 지난 14일 사라지자 성북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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