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 탄생 70년 만에 등장한 수퍼히어로 '반갑다'

'그린', '반지' 등 기존 수퍼히어로와 차별

그린랜턴
자신감 충만한 전투기 조종사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은 어느 날 적의 공격을 받고,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으로부터 '특별한' 반지를 받는다. 받았다기 보다는 반지의 선택을 받는다. 여하튼 엉겹결에 반지의 선택을 받은 할 조던은 우주를 수호하는 그린랜턴 군단의 일원이 된다. 16일 개봉된 '그린랜턴:반지의 선택'은 이렇게 시작된다.

수많은 수퍼히어로가 스크린을 통해 우리 곁을 지나쳐 갔지만 '그린랜턴'은 이번이 첫 등장이다. 더욱이 '그린랜턴'이 탄생한지 70년이 훌쩍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서야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궁금할 정도다.


기존의 영웅들과 어떻게 다르고, 같을지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해 보인다. 이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한 재미다. 물론 개인적인 호불호는 또 다른 문제다.

먼저 수퍼히어로의 활동 범위가 우주로 확장됐다. 그렇다고 지구의 안녕과 평화 수호에 힘을 쏟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우주 전체를 관할하고, 지구는 그 중 하나일 뿐이란 의미다. 할 조단 역시 지구를 지키는 그린랜턴 한 명일 뿐이다. 그리고 '오아 행성'이란 그린랜턴 군단의 본부 같은 성격의 장소도 색다르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은 자신의 집이 본부 아니던가.

'그린', '반지'는 '그린랜턴'만의 특징이다. 두려움을 먹고 사는 '악'을 노란색으로, 용기로 두려움을 이겨내는 '선'을 녹색으로 구분해 대립각을 세웠다. 극 중 최강의 적으로 등장하는 패럴랙스는 모든 두려움을 원천으로 사악한 기운을 만들어내고, 이에 맞서는 할 조던은 인간애와 용기로 이겨낸다.

또 '반지'의 힘을 이용하는 방식도 상당히 흥미롭다. 반지는 절대적 파워가 아닌 상상하는 것을 그대로 실현시켜줄 뿐이다. 자동차를 생각하면 눈 앞에 자동차가 나타나는 격이다. 때문에 할 조던이 위험에 처한 여자친구를 구하는 모습도 유머러스하다. 후속편에선 좀 더 멋진 상상을 통해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엔 처음이니까.

'내가 수퍼히어로의 자격이 있는가'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흔하디 흔한 설정이다. 대부분의 수퍼히어로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는데 반해 할 조던은 애인과 친구를 통해 해결한다. 인간애를 기반으로 한 '선'이 '최강의 힘'을 발휘한다는 영화 전체의 설정과 잘 맞물린다.

그리고 수퍼히어로와 애인과의 관계도 좀 더 '달콤'하다. 또 기존 수퍼히어로의 여자보다 훨씬 진취적이고, 매력적이다. 다만, 할 조던과 그린랜턴, 오아 행성 등 범우주로 확장된 세계를 일일이 설명하다보니 각각의 이야기들이 분산돼 흘러가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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