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환하게 불을 밝힌 집창촌의 전경. 하지만 평일인 탓일까, 최근 있었던 '충돌' 때문일까 집창촌을 통하는 거리는 더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집창촌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40대 남성은 "예전부터 계속 해 오던 것이니까 그냥 놔두라는 겁니다". 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이뤄졌던 시위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집회를 한 이유는 다른 거 없습니다. 적어도 먹고 살 게는 해 놓고 나가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생계 대책 같은 것은 하나도 만들어 주지 않고 나가라고만 하면 끝나는 건지... 어차피 이 일대 재개발 들어가 나중엔 어쩔 수 없이 나가야 될 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지금 세입자 입장인데 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경찰 단속은 항상 있어 왔지만 성매매에 대한 암묵적 동의로 집창촌의 운영은 평소와 같이 유지되고 있었다.
"원래 150명 정도 있던 아가씨들이 지금 반 정도로 줄었어요. 다들 '떠돌이'로 전락한 거죠. 심지어는 해외로까지 몸 팔러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을 해 보십시오. 이거 정말 비참한 일입니다. 이 사람들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 도 없는 사람들인데... 갖은 사연들로 어려서 힘들게 컷고, 부모 사랑도 못 받으면서 큰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지금은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부모, 동생들까지 부양하며 사는 경우도 태반입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영등포 집창촌이 이슈가 된 이후 이곳을 찾는 기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한 여성은 "요즘 들어 많이들 왔다 가시는데, 나중에 오해 생기지 않게 잘 좀 써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은 저희가 보상금을 바라고 시위를 하는 거라고 엉뚱한 보도가 나기도 했어요. 저희는 보상금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데 말이죠"라고 말했다.
경찰차가 초입을 지키고 몇몇 여성들이 불을 켜놓고 마주앉아 있는 텅빈 골목으로 초여름 밤바람이 불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