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특수부로도 특수수사 가능
- 서울대 법인화 국회가 결자해지해야
- 진보집권 위해 역할 마다않겠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
서울대 조국 교수, 트위터에서 이분을 따르는 팔로워가 거의 8만 명 가까이 됩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데 얼마 전에 서울대법인화 문제에 대해서 “법인화는 찬성하지만 서울대 법인화는 반대한다.” 이런 글을 올렸다가 법인화 찬반양측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얘기를 들어보려고 저희가 섭외를 했는데요. 마침 대검중수부 폐지가 큰 논란이 돼서 같이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 조국> 중수부가 원래 항상 있었던 조직이 아닙니다. 원래 없던 조직을 새로 만든 건데요. 중수부라는 것은 검찰총장직할부대로서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 즉 재벌의 비리를 수사하는 조직이거든요. 그 기능으로 봐서는 각종 특수수사는 유지되어야 되죠. 그러나 특수수사를 중수부를 통해서 할 것이냐, 기존의 특수부를 통해서 할 것인가의 쟁점입니다.
제가 봐서는 중수부가 없다 하더라도 지검단위의 특수부가 있기 때문에 특수부를 통해서 수사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왜냐하면 검찰총장직할부대로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중수부가 있을 경우에는 검찰총장을 통해서 각종의 외압, 압력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점을 차단하는 게 맞고요. 그렇지만 여전히 아까 말씀드렸듯이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의 부패비리는 수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오히려 각종지검 특수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검찰총장을 통해서 외압이 들어갈 수 있다, 검찰총장의 입김이 들어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반대로 보면 검찰총장직속기구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압으로부터 좀 보호를 받으면서 검사들이 수사를 밀고 나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조국> 정반대로 볼 수가 있는데요. 그것은 검찰총장 개인의 덕성이나 의지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발상입니다. 아주 좋은 검찰총장, 의지가 굳은 분이 계시면 가실 수가 있겠죠. 그렇지 않은 분이 계시면 그분은 청와대나 정부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검찰총장의 뜻에 따라, 검찰총장 개인의 성향이나 의지에 따라 특수수사의 방향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거죠. 그건 올바르지 않다, 저는 특수수사를 계속해야 된다는 건 분명히 맞는데, 지금과 같은 검찰총장직할부대의 방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선지검의 특수부로 이 사건이 간다고 할지라도 일선의 지검장들은 더 눈치 보는 것 아닌가요? 이분들은 승진도 더 해야 되고, 인사권자로부터 더 약한 사람들 아닙니까?
◆ 조국> 인사권은 물론 검찰총장이 또 인사권을 갖죠. 지검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지검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총장이 할 수 있지만 그 중간 매개 고리가 있는 겁니다. 검찰총장이 바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여러 일선검사에게 그 지시가 내려가기 전까지 중간 여러 고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바로 직할부대와는 다를 것이라고 보고요.
지금 부산저축은행에 문제가 발생했으면 예컨대, 부산지검특수부가 수사를 할 수 있죠.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검찰총장이 결단을 내려서 유능한 특수검사들을 부산 쪽으로 발령을 내면 됩니다. 부산지검으로 보내서 수사를 하고 다시 복귀시키면 되거든요. 지금은 어떤 방식인가 하면, 모두 중앙에서 장악한다는 거죠.
◇ 김현정> 신속한, 효율성 측면에서는 중수부가 있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 조국> 그런 의견이 있습니다만, 실제 중수부가 지금까지 기소했던 사건들을 보면 유죄, 무죄율을 보게 되면 오히려 무죄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추상적인 게 아니라 통계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된다, 중수부의 성과에서 각종 여러 가지 자살사건이 일어났다거나 이런 것 외에도 유무죄율 비교해보시면 중수부가 얼마만큼 유능했는지, 특수수사를 잘 했는지 문제는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축은행 수사가 한창인데요. 혹시 정치권에서 말입니다. 자신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니까 그게 겁나서 이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거든요?
◆ 조국> 그런 우려도 있겠죠. 그런데 중수부 폐지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논의가 아니라 사실은 오래전부터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서 논의가 돼왔던 것이고. 그것이 이번에 국회에서 사개특위가 만들어져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사건이 터지면서 바로 합의가 됐다, 그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 사실관계가 틀린 얘기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중부수 폐지는 오랫동안 논의가 된 것이고 이번에 마무리된 겁니다.
◇ 김현정> 청와대도 어제 입장을 냈습니다.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인데요. 역시 저축은행 수사가 흐지부지 될까 걱정된다, 이런 우려 같이 하면서 입장을 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조국> 글쎄, 청와대로서는 지금까지 보게 되면, 청와대와 검찰은 항상 유착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유착관계요?
◆ 조국> 물론이죠. 왜냐하면 검찰총장을 통해서 반대파를 언제든지 통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총장 한 명에게 모든 것을 쥐어주는 게 권력자 입장에서는 편하다고 봅니다. 특수수사를 여러 명 전국에서 각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하나하나 다 통제나 간섭하기보다는 검찰총장만 쥐면 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권력자는, 정치권력자는 중수부 폐지를 원치 않아 왔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정치에서 중요한 어떤 전환점, 포인트가 될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조국> 네, 그럼요.
◇ 김현정> 서울대 법인화에 대한 문제로 넘어가보죠. 트위터 스타신데, 요새 중단하셨더라고요? (웃음)
◆ 조국> 그것도 새삼 중요한 게 아니고. 항상 여름방학, 겨울방학, 1년에 6개월은 하지 않습니다. 연구에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중지한 게 아니라 하안거, 동안거, 라는 이름으로 1년에 반은 하지 않는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팔로워가 한 8만 명 되다보니까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조금 부담스러울 때도 있으시죠?
◆ 조국> 물론입니다. 제가 사소한 일상적인 얘기를 해도 기사화가 되거나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제 팔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서울대 법인화에 대한 입장도 쓰셨는데, 그것 때문에 조금 곤혹을 치르셨어요. 서울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입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죠. 서울대 법인화는 기업화, 민영화다, 이게 반대하는 입장이고 학생들 입장은 이쪽에 가깝고. 다른 입장은 서울대 법인화는 자율성, 독립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따라서 해야 한다는 입장, 이게 학교 측 입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조국 교수님은 이 중간입장이시더라고요?
◆ 조국> 특별히 중간이라는 게 아니라 지금 서울대 법인화법 통과된, 이번에 통과된 서울대 법인화법 자체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학생들 주장처럼 서울대가 기업화, 민영화, 사기업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점에 있어서 학생들의 주장은 정당하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데 법인화 자체가 무조건 악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 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저는 핵심은 국회에서 빨리 법개정을 해야 되는데 서울대 법인화법은 향후 전국 지방국립대로 바로 관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대로 서울대 법인화가 법 내용대로 법인화가 된다면 전국의 국립대가 민영화, 또는 사기업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회가 책임을 져야 되기 때문에 거기서 핵심은 어떠한 법인화를 할 것인가를 따져야 된다, 'all or nothing' 게임이 아니라 법인화를 할 경우 어떤 법인화인가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인데, 국회에서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서울대 법인화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보시는 거예요?
◆ 조국> 당장은 날치기 통과됐다는 거죠. 어떠한 토론과 합의도 없이 상임위에서 한마디 토론 없이 날치기 통과됐다는 것이 문제고요. 두 번째, 내용적으로 보면, 최고 의사결정체가 이사회인데요. 이사회의 구성을 사실상 교과부가 다 쥐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하느냐 하면, 지금 KBS 사장을 정부가 바로, 사실상 청와대가 임명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서울대 총장을 청와대가 임명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현재로도 총장이 학장을 바로 지명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대 체제가 완전 다른 피라미드로 바뀔 겁니다.
◇ 김현정> 이사회에 정부 측 인사가 두 명밖에 안 들어가던데, 이게 쥐고 흔들 정도인가요?
◆ 조국> 당연하죠. 당연하죠. 왜냐하면 차관이 두 명 들어가게 되고, 그 다음에 외부인사가 있습니다만, 이 경우 정부 차관 두 명의 역할이 엄청나다고 봅니다. 그것은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부에서 예산문제를 사실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산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 발언권이 높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에 대한 어떠한 통제도 없는 상태라고 보고 있고요.
그 다음에 또 내용적으로 보게 되면, 현재 다 우려하고 있는 바입니다만, 현재 이사회가 어떻게 서울대를 끌고 갈지 모르는 상황인데. 정부의 지원이 없어진 상태에서 수익사업위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보면 그 경우에서는 등록금이 오른다거나 또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기초학문들이 홀대받는다거나 이런 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봅니다. 그 점에서 저는 국회에서 가능하면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서울대 법인화법을 개정을 해야 된다, 안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농성도 계속 심화될 거고, 그 다음에 지방국립대에서도 이 문제가 계속 문제가 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해 주셨는데, 현실적으로 되돌릴 수는 있는 건가요?
◆ 조국> 저는 당연히 법개정 할 수 있고요. 바로 개폐, 바로 자동폐지 되지는 못합니다. 현재 법 원칙상. 하지만 9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다시 합의해서 저는 개폐해야 되고 그것은 충분히 해야 될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학교와 학생 측이 장기대립중입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조언을 하신다면?
◆ 조국> 당장 모든 책임은 사실은 정치권에 있다고 봅니다. 정치권에서 날치기 통과를 하는 바람에 모든 부담이 대학으로 왔다, 이점에서는 저는 개인적으로 화가 나기 때문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회에서 해결해야 되고요. 두 번째, 대학차원에서는 본부로서는 학생들의 얘기를 듣는 데 애를 써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본부입장에서는 법이 통과됐으니 어떡하겠느냐, 이렇게 소극적 항변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요.
지금 왜 법인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농성까지 하게 됐느냐에 대해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법이 개정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본부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됩니다. 농성이 아닌 실제 테이블을 마련해서 이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서 위원회건 뭐건 만들어서 공식적 방식으로, 또 합법적 방식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에만 학생들이 농성을 풀지 않을까. 지금 상태로는 학생들로서는 자신의 얘기를 주장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을 한 것 아닙니까? 이걸 단순히 쫓아낸다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의 목소리를 공식화시켜서 공식논의해서 대등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 이게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끝으로 청취자들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지금 정치권 진보진영의 화두는 통합을 해서 다음정권을 가져와야 된다, 즉 야권통합인데요. 제가 문재인 이사장과 얼마 전에 인터뷰를 했더니 “야권통합은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에 나를 필요로 한다면 멍석 깔아주는 역할, 피하지 않겠다.” 이런 말씀 하셨거든요. 조국 교수님도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책도 쓰셨고, 뭔가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조국>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앞으로 계속 할 것이고요. 저는 말에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지식인이 또 그래야 되겠죠. 사실 제가 진보집권플랜을 얘기하고, 진보집권플랜의 필요를 얘기했던 이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될 것이고요. 물론 그것이 출마이냐, 그것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내년 2012년 상황이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이 동시에 바뀌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서 지식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또 필요한 일은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역할을 할까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 조국> 당연히 역할을 해야겠죠.
◇ 김현정> 만약 선대본부장 같은 제안이 온다면, 이것도 역할이라면 해야 된다?
◆ 조국> 그 제안을 해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선대본부장이든 뭐든, 출마의 문제는 다른 문제이고요, 아닌 여러 가지 방식의 기여도가 있다면 저는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김현정> 출마는 왜 그렇게 싫어하세요? (웃음)
◆ 조국> 글쎄요, 제가 지금까지 활동해왔던 것이 학자와 교수로서 활동을 해왔는데, 출마를 한다는 것은 직업을 바꾸는 것 아닙니까? 다른 복잡한 것을 떠나서 직업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곳에서 있어야 되는 것이지, 이름이 좀 났다고 해서 직업을 바꾸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보고요. 정치를 잘하실 분들이 계신다, 저는 그 역할보다는 이 역할 하는 것이 더 맞고. 또 전체를 위해서, 진보진영전체를 위해서 올바르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