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빈이 연기하는 김집사는 김원장(김갑수 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김원장의 집에 ‘집사’로 위장 취업한 인물. 하지만 처절한 복수를 하기에는 2% 부족해 보인다. 앞치마를 두르고 각종 가사업무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 남자의 취미생활은 드라마 시청. 가장 좋아했던 드라마는 ‘욕망의 불똥’, 요즘은 그 좋아하는 드라마도 보지 못하고 전태풍 도련님(진이한 분)의 '깜지' 숙제에 허덕인다.
“처음 캐스팅이 들어왔을 때 제작진이 ‘집사’역인데 가볍지 않고 진중한 배우가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솔직히 캐릭터를 잡기 쉽지는 않았죠. 가식적으로 웃겨도 안되고, 코믹해서도 안되니까. 저도 시트콤이란 장르를 처음 접한만큼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깁집사 캐릭터는 대본의 힘과 정호빈의 연기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물이다. 김집사의 캐릭터를 완성한 ‘욕망의 불똥’은 작가들의 아이디어였지만 이를 웃음으로 연결시킨 것은 정호빈 특유의 진지한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정작 정호빈은 “대본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특별하게 뭘 어떻게 할까 고민하기 보다는 대본에 충실했어요. 다만 좀 젠틀하고 고급스런 집사를 표현해보고 싶었죠. 그러다가 차츰차츰 망가지니까 시청자들에게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호빈은 ‘몽땅내사랑’에 출연하기 전 ‘선덕여왕’을 비롯, ‘아이리스’,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의 작품에서 다소 무거운 이미지의 연기를 주로 했다. 때문에 망가지는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고 한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니까 기분은 좋네요. 지상파 3사의 감독님들도 제 연기변신에 내심 놀란 눈치세요. ‘정호빈도 코믹이 된다’라며. 식당가면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해요. 예전보다 초등학생 팬들이 부쩍 늘었다는 걸 실감하죠.”
웃음이 주가 되는 시트콤이다 보니 촬영 중 웃음 때문에 NG가 빵빵 터지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극 중 가장 부담이 갔던 장면은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패러디한 ‘소시지가든’. 김갑수의 눈빛 때문에 웃음이 터지면서 결국 새벽 내내 촬영에 매달렸다고.
“김갑수 선배님 눈빛이 다소 야릇해요.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시선을 마주치는데 웃음 때문에 찍을 수가 있어야죠. 새벽 4시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결국 아침이 되어서야 마칠 수 있었어요. 온 스태프들이 피곤 때문에 떨어져 나갔죠.”
정호빈은 ‘몽땅내사랑’을 촬영하며 아이돌 가수 출신의 연기자들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매일 옥신각신하는 옥엽 역의 조권과는 의형제를 맺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이, 두준이, 가인이, 승아 등등 젊은 친구들이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서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대견해요. 특히 권이하고는 의형제를 맺기로 했는데 서로 스케줄이 안되서 의식을 맺지 못하고 있어요. 조만간 2AM친구들을 증인으로 모신 가운데 의형제를 맺는 의식을 치를 예정이에요.”
정호빈은 ‘선덕여왕’의 문노 역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전 다양한 작품에서 집사 역할을 연기했다. 특히 2009년 화제작 ‘꽃보다 남자’에서는 구준표의 어머니로 출연한 이혜영의 집사 연기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어찌 보면 ‘집사’ 역할과 정호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인 듯 싶다.
“하하, 제가 집사 연기를 좀 자주했죠. ‘몽땅내사랑’을 통해 많이 사랑해 주시는 만큼 이왕이면 ‘국민집사’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시청자들의 사랑만큼 더욱 진지하게 연기에 집중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