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정 감독 "하버드는 도서관을 갖춘 헤지펀드?"

[집중인터뷰] 하버드대의 치부를 파헤치다! - 다큐멘터리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 만든 신은정 감독

베리타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5월 17일 (화)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신은정 다큐멘터리 감독


▶정관용> 시사자키 2부 시작하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는 이름입니다. 주위에 누가 하버드에 들어간다, 하버드 출신이다, 그러면 다들 일단은 우러러 보게 되는 그런 대학이지요. 그런데 이 하버드의 역사를 돌아보면 마냥 부러워하고 마냥 존경할 수만은 없다, 이렇게 외치는 다큐멘터리가 등장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하버드의 어두운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이라고 하는 작품인데요, 이 문제의 다큐를 만든 신은정 감독, 어서 오십시오.

▷신은정>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관용> 하버드 나오셨어요?

▷신은정> 아닙니다. 하버드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정관용> 현재 살고 계세요?

▷신은정> 예.

▶정관용> 언제부터 거기에서 살고 계세요?

▷신은정> 제가 2004년에 결혼을 하고 2005년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그래서 하버드 근처에서 2005년 2월부터 살게 됐습니다.

▶정관용> 그러면서 하버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신은정> 예, 제가 처음 하버드 썸머스쿨(summer school)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하버드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를 하게 됐어요. 제가 좀 정치, 사회, 시사적인 이슈에 좀 관심이 많아서. 그래서 가서 보니까 저도 하버드가 처음에는 단순한 명문대학이려니 했는데 단순한 대학이 아니더라고요. 대학을 넘어서 어떤 권력기구, 정치 압력집단으로 저에게 다가왔어요. 그래서 그런, 이런저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정관용> 이걸 한번 본격적으로 다뤄봐야 되겠다?

▷신은정> 예.

▶정관용> 그런데 하버드 다니셨던 것 맞네요? 썸머스쿨이긴 했지만 어쨌든 다니긴 다녔던 거잖아요.

▷신은정> 예, 그렇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정관용> 제목이 베리타스(veritas)예요?

▷신은정> 예, 베리타스가 하버드를 상징하는 문장이에요. 라틴어로 진리, 진실을 뜻하는데, 제가 하버드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심을 하고 하버드를 가서 촬영을 하고 취재를 하다보니까 대부분의 건물에 베리타스 문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참 신기하다, 생각을 했는데, 인터뷰 중에.

▶정관용> 이게 무슨 뜻이지요?

▷신은정> 진리, 진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정관용> 서울대학교도 베리타스 룩스 미아(Veritas Lux Mea)라고 해서 진리는 나의 빛.

▷신은정> 예, 그렇지요, 하버드가 한번 시작을 하면 다른 많은 대학이 따라서 하거든요. 지금은 하버드뿐만 아니라 미국 많은 대학들이 베리타스를 문장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아보니까 베리타스에 대한 하버드의 어떤 집착, 또는 프라이드, 자부심이 아주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하버드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진실,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내는 작품을 하기 때문에 제가 베리타스를 제 작품의 제목으로 착안을 하게 됐고요. 또 하버드라는, 어떤 하버드에 대한 작품이라는 것을 이해하시기 쉽게,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이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하버드대학은 자기네 문장으로 베리타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차용하신 거네요?

▷신은정>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당신들이 말하는 진실과 좀 다른 진실이다?

▷신은정>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실과 다르다. 커먼 센스(common sense)라고 생각하는 그런 진실과는 다르다, 라는 의미로 붙였습니다.

▶정관용> 그럼 흔히 생각하는, 커먼 센스로 생각하는 진실은 뭐지요? 세계 최고의 대학이고, 뭐 학문의 자유가 있고, 이런 등등 그런 건가요?

▷신은정> 글쎄요, 우리가 일단 대학이라고 하면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특히 하버드가 내세우는 어떤 이미지를 봤을 때, 어떤 중립적인 기관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하버드의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면 단순한 중립적인 기관은 아니고, 또 단순한 교육기관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어떤 정치, 외교관계라든가 외교문제에 있어서 하버드가 굉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요, 하버드가 추구하는 가장 큰 핵심이 저는 힘과 영향력이라고 생각을 해요.

▶정관용> 방금 중립기관이고 교육기관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면 비중립적인 정치집단일 수도 있다?

▷신은정> 아, 있다가 아니라 저는 비중립적인 정치집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버드에서 예를 들면 냉전 시대 많은 연구들이, 예를 들면 CIA라든가 펜타곤이라든가 이런 중앙정부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을 해주고 미 정부가 필요로 하는 어떤 이데올로기를 제공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중립이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하면 굉장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는데요. 우리가 벌써 미 정부의 어떤 CIA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서 연구를 지원해주면서 어떻게 중립일 수 있습니까? 벌써 중립이 아닌 것이지요.

▶정관용> 그런가요? 정부 돈 받아서 하는 연구는 전부 중립이 아닌가요?

▷신은정> 만약에 그 연구가 정말 학자의 순수한, 학문적 양심에 의해서...

▶정관용> 그러니까요.

▷신은정> 학자의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에 의해서 시작된 연구라면 뭐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서 CIA가 필요로 하는 어떤 연구를 수행을 해주고 CIA가 원하는, 미 정부가 원하는 어떤 전쟁을 합리화해주는 대가로 받는 연구라면 그것은 중립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하버드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CIA나 미국 정부가 일으킨 전쟁을 합리화해주는 논리를 제공한다. 그런 논리는 이미 정해져있고, 결론은 정해져있는데 연구 용역을 받아서 연구를 수행한다,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신은정> 미 정부가 학자들을.

▶정관용> 그런 증거가 있나요?

▷신은정> 예, 있습니다. 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시면 있고요. 이제 일단 제가 이야기를 이 부분을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어떤 세계 패권을 장악하게 되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냉전 시대에.

▷신은정> 미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미국이 그 당시에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핵심은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입니다. 원자폭탄을 개발했던. 그러면서 대학의 역할이 바뀌게 됩니다. 냉전이라는 상황 아래, 냉전이라는 특수한 상황 아래에서 대학은 이제 미 정부가 필요로 하는 신무기를 개발하고 또 미 정부가 필요로 하는 냉전의 이데올로기를 제공하는 정보기구가 됩니다. 그 하나의 좋은 예가 2차 대전 이후에 급속도로 확장된 지역학 연구인데요, 이제 하버드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서 지역학 연구가 확장이 됐는데, 당시 여기에 참여했던 분들은 이 OSS 요원, CIA 전신이라고 알려져 있는 OSS 요원들이었습니다. 제 다큐멘터리에서 MIT의 노암 촘스키 교수는 당시 그 미국의, 미국 대학들의 지역학 연구의 확장을 미국의 간접적인 식민지 지배 전략이었다, 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간접적 식민지 지배를 위해 지역학 연구를 확대시키고 직접 그 연구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OSS 요원들이었다?

▷신은정> 당시 이제 지역학 연구 확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OSS 요원들이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게 유독 하버드대학만 그랬어요? 다른 대학들은 괜찮고?

▷신은정> 당시 아무래도 대학이, 가장 큰 핵심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들이 하버드였기 때문에, 물론 뭐 예일대학의 어떤 분, 스탠포드의 어떤 분도 있을 수 있지만, 핵심적인 인사들은 대부분 하버드였고요. 저는 하버드가 차지하는 어떤 핵심적인 위치, 상징적인 위치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정관용> 그게 조금 아까 제가 증거가 있느냐, 했더니 과거에 그러면 그런 어떤 기밀문서 같은 거라든지 그런 것들을 발견하신 거예요?

▷신은정> 아, 이런 내용은 기밀이 아닙니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요. 예를 들면 CIA 홈페이지에 가셔도 찾을 수 있고, 이에 관련한 미국 내 지식인들의 비판적 문제제기는 그 전에도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면 노암 촘스키 교수가 쓴 <냉전과 대학>이라는 책이라든가 그런 곳에서도 학자들이 대학이 순수한 학문의 전당이 아닌 미 정부의 어떤 지배 이데올로기를 제공하는 정보기구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 이런 책들이 이제 있어왔습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2차 대전 직후 미국이 냉전의 한 축인 세계 패권국으로 가면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

▷신은정> 예.

▶정관용> 또 어떤 일들이 다뤄집니까?

▷신은정> 일단 하버드를 그 역사적 맥락과 정치사회적 맥락으로 제가 다뤄보는데요. 일단 역사적으로 하버드가 어떤 대학이었는가, 하버드의 정체성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관용> 언제 만들어졌지요, 하버드대학이?

▷신은정> 하버드대학이 1636년에, 미국 최초의 대학이고, 당시는 아직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기 이전의 대학이지요. 그래서 당시 초기의 하버드는 어떤 부자들의 대학, 그리고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대학, 그리고 남성만의 대학으로 우리가 정의를 해볼 수가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 어떤 사례들을 제가 예를 들면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20세기 초 파업 현장에 하버드 총장이 학생들을 내보냅니다, 파업 진압군으로.

▶정관용> 아, 그래요?

▷신은정> 예, 당시의 모토가 ‘계급을 사수하라’였습니다.

▶정관용> 계급을 사수하라?

▷신은정> 예, 그런 어떤, 지금 생각하면 참 웃지 못할 일인데, 당시로서는 그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정관용> 저도 처음 들었어요, 지금.

▷신은정> 20세기 초에 또 우생학이라고 하는 굉장히 인종주의적인 학문이 미국에 굉장히 퍼지는데, 하버드 학자들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런 내용도 제가 다루고 있고요, 그리고 이제 사실 하버드가 여성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기, 여성들이 하버드에 직접 진학하기 시작한 것이 1960년대 중반이에요.

▶정관용> 60년대 중반이요?

▷신은정> 예, 그렇습니다. 원래 래드클리프라는 여성 교육기관이 따로 있었고요.

▶정관용> 아, 맞아요. 래드클리프.

▷신은정> 그래서 2차 대전 직전까지 하버드 교수들이 하버드에서 수업을 하고 똑같은 내용을 길 하나 건너가서 래드클리프로 가서 또 수업을 했어요. 그때만 해도 여성, 여학생들은 하버드 교실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요, 그래서 하버드에 여학생들이 들어갈 때는 페티코트를 입었다고 하는 그런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는데, 이제 2차 대전이 확장되고 연장되면서 아무래도 이제 하버드의 많은 관계자들도 전쟁에 참여하게 되고 그래서 수업이 최초로 2차 대전 중에 43년 정도였던 것 같아요, 합반이 됩니다.

▶정관용> 합반이 그때 처음 이루어졌고?

▷신은정> 예.

▶정관용> 그 시절 미국 대학들이 다 그랬던 건 아니지요? 하버드가 유독 그랬던 건가요?

▷신은정> 하버드가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제 하버드가 애초에 왜 남녀공용을 허용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공식적으로 남녀 합, 래드클리프와 통합이 된 게 1999년입니다.

▶정관용> 99년?

▷신은정> 예, 77년에 어떤 1차 통합이 있었지만, 오피셜(official), 그러니까 정말 확실하게.

▶정관용> 법률적, 제도적으로?

▷신은정> 예, 법률적, 제도적으로. 사실 다른 학교에 비해서 굉장히 늦은 편입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있었던 대학이긴 하지만 상류 지배계급, 또 백인 남성, 그런 첫 출발을 가지고 있고 그런 정신이.

▷신은정> 그렇지요. 전통.

▶정관용> 그런 정신과 전통이 1950년대, 1960년대까지도 이어져 내려왔다?

▷신은정> 예, 하버드의 핵심이 전통입니다. 하버드가 레거시(legacy)라고 하지요, 하버드의 유산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전통을 아마 깨는 것이 좀 시간이 많이 걸렸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관용> 이제 좀 그림이 잡히네요. 꼭 2차 세계대전 직후 그 역할, 그것뿐이 아니라 원래 뿌리부터 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신은정> 예, 그렇지요.

▶정관용> 또 다른 사례 같은 게 있습니까?

▷신은정> 제가 또 다루는 것이.

▶정관용> 너무 옛날 이야기인데, 요즘 이야기는?

▷신은정> 예, 최근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이제 하버드가 이렇게 미국이, 미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이런 연구를 수행하면서 벽에 부딪치게 되는 계기가 반전운동이거든요. 60년대, 70년대 반전운동을 통해서 거센 저항에 부딪쳐요.

▶정관용> 그렇지요. 그때는 하버드대학도 반전운동을 열심히 했잖아요?

▷신은정> 그렇지요. 열심히 했지요. 그래서 이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이제 신자유주의를 채택하고 신자유주의적 어떤 대학 운영방식이 도입이 됩니다. 오늘날의 하버드의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단순한 대학이 아닌데, 1990년대에 이제 냉전이 끝나고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의 그런 경제개혁 과정에 하버드 HIID라는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가 러시아 경제를 시장민주주의로 이끄는, 그 과정, 그 책임을 떠맡아요. 그 책임을 맡게 되는데 그 당시에 이제 하버드의 어떤 감독 아래에서 엄청난 부정과 부패가 이루어지고, 그리고 러시아 민영화가 아주 극소수의 신흥부자라고 하는, 올리가르키라고 하는 신흥부자를 탄생시키고 부의 불평등이 굉장히 극대화됩니다.

▶정관용> 그걸 하버드대학이 주관했어요?

▷신은정> 하버드가 책임이 있지요. 하버드가 그런 민영화 정책이라든가 이런 모든 기조를 하버드가 다 세운 거지요. 하버드 학자들과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측 파트너가 아나톨리 추바이스라고 하는. 그래서 결론적으로 긴 이야기를 짧게 말씀드리면, 이 사건이 얼마나 큰 충격적인 사건이냐면, 러시아 남성들의 평균수명이 4년이 짧아졌다고 할 정도로. 98년에 러시아가 모라토리움(moratorium)이 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2000년에 미 정부가 하버드를 상대로 소송을 합니다. 왜냐하면 국제개발국이라든가 국제개발국에서 가져간 돈을 가지고 제대로 관리감독을 못한 것이고 하버드의 학자들이 또 개인의 이윤 추구가 금지되어 있는데, 거기에 개입을 해서 투자도 하시고, 그런 비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정관용> 그런 건 다 적발이 되어서 처벌이 되고 그랬나요?

▷신은정> 아, 지금도... 물론 2005년에 그 내용이 하버드가 3천100만 달러라고 하는 벌금형에 합의를 해요. 하버드 역사상 최고의 소송입니다. 그런데 하버드, 물론 당시에 관련되었던 교수님은 지금도 아주 훌륭하신 교수님으로 잘 계십니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이 잘 알려지지가 않았어요.

▶정관용> 그러니까 한 마디로 소련 해체 이후에 러시아가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로 가도록 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신은정> 그렇지요. 모델만 제시한 게 아니라.

▶정관용> 직접 개입도 하고?

▷신은정> 직접 뭐 모든, 심지어 법령이라든가 이런 기초를 잡은 것도 거의 하버드 관계자들이고. 그래서 이 사건이 사실 저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아,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던 것이 이것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관용> 우리한테도?

▷신은정> 예, 제가 인터뷰했던, 당시 이 문제를 최초로 폭로를 했던 조지메이슨 대학의 교수님이 계신데, 제가 물어봤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 어떻게 관리감독이 안 되고 이럴 수가 있느냐. 그랬더니 그 분이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이 하버드라고 하면, 뭐 여러 가지 원인도 있지만, 하버드라고 하면 이성을 잃는 것 같다.

▶정관용> 일단 믿어준다?

▷신은정> 예, 일단 믿어주고, 아, 이 사람들은 천재니까. 그런 어떤.

▶정관용> 하버드가 시키는 대로 하면 잘 될 거다?

▷신은정> 하버드만 따라하면 잘 되겠지. 그런데 사실 저희도 그런 생각이 있잖아요. 저희도 하버드 명문대학, 하버드가 하는 대로 하면 우리도, ‘그래도 이 사람들 우리보다 똑똑한 사람들인데’,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사실이 잘 알려지지가 않았다는 것. 미국 내에서도 좀 하버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아,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계세요. 90년대 말에 이르러서 <더 네이션(The Nation)>에 폭로가 되고 소송이 들어가고. 그런데 이 소송이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2000년에 소송이 시작되어서 2005년에 합의가 이루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사실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잊혀지게 되는 거지요.

▷신은정> 그 다음에 그런 내용들이 주요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되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정관용> 하긴 우리도 1997년 그때 IMF 금융위기 당했을 때, IMF가 제시하는 정책 방향대로 한 결과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화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신은정> 예, IMF의 책임도 있었습니다. 러시아에도 모라토리움이 오게 된 것이 단기 국채를 발행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예, 그런 사건들이었습니다.

▶정관용> 우리가 하버드대학 하면은 또 전 세계에서 제일 돈이 많은 대학으로도 유명하잖아요.

▷신은정>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졸업생들이 엄청난 돈을 다 기부하고, 그 엄청난 재정을 가지고 학문을 위해 마음껏 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은정> 아, 지금 이제 자산문제 말씀하셔서 말씀드리는데, 사실 하버드가 그 교육기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비영리기구 중에서는 세계 3위예요. 로마 가톨릭교회, 그 다음에 빌 멜린다 재단, 그 다음에 하버드인데, 하버드가 아마 우리 돈으로 치면 약 30조, 269억 달러. 그 돈을 이제, 그게 사실은 원래는 한 30%가 삭감이 된 거예요. 2008년 금융위기 때문에.

▶정관용> 줄어든 게 30조이다?

▷신은정> 예, 줄어들어서 30조이지요. 그러니까 그 전에는 아마 40조가 넘었겠지요?

▶정관용> 그 자산을 어떻게 다 써요? 어떻게 운영해요?

▷신은정> 하버드는, 제가 인터뷰한 분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하버드는 도서관을 갖춘 헤지펀드(hedge fund)다.

▶정관용> 헤지펀드요?

▷신은정> 예, 면세효과 혜택을 위해서 수업을 계속할 뿐이지 그 실체는 거대 금융회사이자 부동산 투자회사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 하버드의 투자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단순한 주식만이 아니라.

▶정관용> 사실 30조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려면 그렇게 해야지요. 어디 한군데에다가 하면 안 되지요.

▷신은정> 그렇지요. 그래서 하버드가, 투자가 굉장히 다각화되어 있어요. 뉴질랜드 숲도 최근에 거대 규모의 벌목지도 구입을 했고, 가스, 오일, 주식, 부동산. 그렇게 해서 저의 다큐에도 취재가 된 부분이 나오는데, 그 사실 하버드가 엄청난 자산을 잃으면서 또 천여 명의 노동자들을 해고를 하고. 정리해고를 해요.

▶정관용> 하버드 직원들을?

▷신은정> 예, 직원들을 이제 정리해고하고. 주로 여성노동자들 정리해고 하고 천여 명 하면서. 그런데 그런 내용도 사실은 지역 언론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적 논리를 만들고 다른 나라에 보급할 뿐만 아니라 하버드대학 스스로도 하나의 회사처럼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첨병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 정신에 맞춰서 노동자들도 해고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 얘기로군요?

▷신은정> 그런 내용들을 단순히 하버드 하면, 명문대학, 이렇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면 아, 이런 면도 있었구나. 그러니까 하버드가 명문대학이 아니다, 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하버드가 명문대학인 건 분명히 맞는데, 또 알려지지 않은 면들, 보여지지 않은 면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면들도 좀 함께 보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든 거예요.

▶정관용> 하버드 말고 미국의 명문대학들하고 하버드하고의 결정적 차이가 있나요?

▷신은정> 제가 생각할 때 이제 하버드의 결정적 차이라면, 일단 하버드가 차지하는 어떤 브랜드 파워가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또 하버드가 지금의 어떤 대학의 시스템들을 만들어온 게 하버드에요. 하버드가 한번 시작을 하면.

▶정관용> 다 따라가요?

▷신은정> 그렇지요. 교양교육을 한번 시작을 하면 교양교육 체제가 바뀌고 이런 식으로. 하버드가 저는 현대 대학교육의 아버지라고도 생각합니다. 하버드가 시작하면은 그게 시스템이 되고, 따라가고, 따라가고. 그래서 사실은 작년에 그런 보고서가 하나 나왔는데, 이 대학의 위험투자 모델이, 모델을 처음 제시한 것은 예일대학이지만 이 부분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게 하버드이고. 하버드가 하니까 다른 대학도 다 따라하고. 그래서 주식시장 폭락 같은 경우도 하버드가 파니까 2차 유통시장에서 파니까 다 따라 팔았다가 그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그런 사태도 왔었다고 해요.

▶정관용> 다큐멘터리 한편에서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었겠습니다만.

▷신은정> 그렇지요.

▶정관용> 하버드대학의 교육과 연구, 뭐 이건 잘하고 있는 겁니까, 그쪽까지는 못 들여다보신 겁니까?

▷신은정> 제가 교육과 연구 측면까지 다룬 것은 아니고요, 이것은 하버드를 어떤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고, 이제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리처드 레빈 교수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하버드가 어떤 정부, 군대, 기업, 교육기관이 하나로 뭉쳐진 공동체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학문은 굉장히 잘 이뤄낸다. 하지만 그 목적이 지배계급의 정당화일 때는 형편없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하버드가 어떤 순수학문 측면에서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어떤...왜냐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30조라는 자산이 말해주듯이...

▶정관용> 그렇지요. 막대한 연구 투자를 하게 되고.

▷신은정> 저희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도서관만 90개거든요. 그래서 하버드, 제가 인터뷰해보니까 저희가 90개의 도서관을 다 가보기도 전에 졸업을 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 정도의 어떤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 있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연구, 또 교육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도 분명히 인정받아야 되고.

▷신은정> 예.

▶정관용> 하지만 정치적 의미로 들여다보게 되면 어느 한 방향이더라, 이 점을 같이 보자, 이 말씀이시로군요.

▷신은정> 예.


▶정관용> 그런데 하버드대학에 몸담고 있는 비판적 지식인들도 많잖아요?

▷신은정> 그렇습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도 그런 분들 중에 몇 분을 만났는데요. 제가 하버드에 대한 취재를 들어갈 때, 많은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예일은 어떡하고? 아니면 하버드에 진보적인 지식인도 많은데 꼭 나쁘게 볼 수 있느냐, 그런데 리처드 레빈스 교수가 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리처드 레빈스 교수가 하버드의 몇 안 되는, 대표적인 진보학자 중의 한 분인데, 하버드가 나의 진보적인 이념 때문에 나를 해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버드의 어떤 이사회에서, 교수단에서 회의를 하면 나를 부르지 않는다.

▶정관용> 중요 결정에서 빼놓는다?

▷신은정> 그렇지요. 나는 이 학교에 있지만 목소리가 없다.

▶정관용>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이게 지금 국내에서 상영되고 있지요?

▷신은정> 제가 지금 11일 광주에서 첫 상영회를 했고요. 그리고 오는 20일 제주도에서 상영회가 잡혀있고. 교육문화카페 자람이라는 곳에서요. 그리고 26일 서울에서 마포구 성미산 극장에서 저녁 7시 30분 상영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미국에서 혹시 상영되었나요?

▷신은정> 제가 후반작업을 한국에 나와서 했거든요. 그래서 아직 미국에서 상영은 하지 않았고, 제가 가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하버드 출신 교수님들, 제가 친하게 지내는 분들 모셔서 이렇게 만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보여드린 적이 있었어요. 아직 약간 시사회 개념이지요, 그 개념은. 그리고 돌아가면 커뮤니티 중심으로 해가지고 상영회를 하고, 또 해외 영화제 같은 곳에.

▶정관용> 영화제 출품?

▷신은정> 예.

▶정관용> 그러니까 미국 언론에는 아직 안 알려졌네요? 이런 게 나왔다는 거는?

▷신은정> 그렇지요. 제가 사실 작업할 때 조금, 하버드 본부 측이나 이런 쪽에서 이런 비판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이, 취재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관용> 비밀리에 하셨군요, 그러니까?

▷신은정> 비밀리라기보다는 제 자체가, 제가 노바디 전략으로 취재를 했습니다.

▶정관용> 그렇게 되니까 이제 이게 미국 사회에서 알려지게 되면 미국 내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이건 아직은 예측할 수는 없네요?

▷신은정> 예, 저는 좋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언짢아하실 수도 있지만.

▶정관용> 알겠습니다. 저는 그걸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고 하는 거예요.

▷신은정> 예, 지켜봐주십시오.

▶정관용> 우리나라에서 처음 상영이 시작된 것이고, 세계 최초로 하버드의 이면을 다루었다, 하버드의 정치사회적 역사를 다루었다, 이것을 미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어떤 평가를 내놓느냐, 관심 갖고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제에서도 좋은 성과 있기를 바라고요, 신은정 감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은정>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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