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탈락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패배’, ‘모자람’, ‘아쉬움’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특히, 탈락자는 그동안 생존자들의 승리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배경이자 조연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탈락자들의 이미지가 최근 변하고 있다. 그 진원지는 바로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Mnet ‘슈퍼스타 K’ 시즌 2,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3, MBC ‘위대한 탄생’ 등에서는 탈락자가 생존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슈퍼스타 K2’ 출신 장재인과 김그림은 최근 음반 소식을 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3에 참가한 그룹 디바 출신의 김진도 우승자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 본선 생방송이 진행 중인 MBC ‘위대한 탄생’에서도 탈락자인 권리세, 백새은, 조형우이 이름이 생존자들의 이름보다 더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탈락자들이 우승자를 능가하는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이들의 성공 스토리에 있다. 비록 서바이벌에서는 탈락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음반을 내며 우승자 못지않은 행보를 하는 모습이 팬들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또, 해당 프로그램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타사 방송 출연이 자유롭지 못한 우승자들 보다 방송 출연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탈락자들이 주목을 받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위대한 탄생’의 권리세, 백새은처럼 일본에서의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모습 그 자체도 시청자들에게는 감동 코드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이제 생존자는 성공, 탈락자는 실패로 규정하는 이분법적인 시대는 지났다”며 “탈락의 아픔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탈락자야 말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좋은 방송 소재이자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분석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패배한 탈락자들. 이들이 프로그램 이후 벌이는 제 2라운드에서 우승자들을 넘어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갈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