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실에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서울시 문턱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시민과의 소통강화계획'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면, '시장님'이라는 표현이 무려 10회나 등장한다.
첫 번째 페이지에 '현장대화 처리결과 보고는…시장님께 직접 국별 총괄 보고'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시장님 지시사항', '시장님 말씀요지' 등과 같은 높임말이 노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시민과의 쌍방향 소통을 위한 세부 추진계획'을 보면 '참석대상: 시장님, 주제에 관심있는 일반시민'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시장과 시민을 동등하게 표현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문제는 다른 부서에서도 이처럼 과도한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지난달 3일 인력개발과에서 직원들에게 보낸 '매주 수요일 가정의날 이행 철저'라는 제목의 공문에서도 '시장님 지시사항', '시장님 말씀'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또 비전담당관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람토록 한 '시민체감형 지표 발굴'이라는 내용의 문서에서도 '시장님 강조 지시'라는 존댓말이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서울시 직원은 "모든 공문이 오 시장의 결재를 거친 만큼 오 시장이 자신에 대한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권위주의를 조장하는 이 같은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경제정책과에서 중소기업중앙회와 일자리 창출 협약을 맺는다며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조차 지나친 존대의 표현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시장님께 내부적으로 보고드리는 문서가 보도자료로 잘못 나간 것 같다"며 "일반 직원들이 공람하는 문서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문 작성시 높임말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면서 "해당 자치단체의 조직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세 성균관대(행정학) 교수는 "우리나라 문화의 특성에 비춰볼 때 존칭어 사용 자체를 권위주의 행태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도 "참석자 명단에서까지 '시장님'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른 참석자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