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4월 탈북한 A(37.여)씨는 탈출 직후 국경 지역에서 중국인 브로커와 만났지만 자유를 갈망하던 꿈은 산산이 무너졌다.
취업을 약속했던 브로커는 A씨를 한 중국 한족 남성에게 곧장 팔아넘겼고, A씨는 2년여동안 사실상 아내노릇을 강요당했다.
이어 또다른 브로커의 소개로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음식점과 간병인 일까지 닥치는 대로 했다.
적은 월급마저 떼이기 일쑤였지만 하소연은커녕 홀로 눈물을 훔쳐야했다. 중국 공안에 붙잡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다시 북으로 돌려보내졌고, 참혹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업소 주인인 김모(40.여)씨는 자신과 같은 탈북 여성이었지만 '동정심'이라고는 없었다.
A씨는 5~6명의 또다른 탈북 여성들과 합숙하며, 1년여 동안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매를 맞기도 했다.
화대로 받은 10만원 가운데 2만원은 김씨 몫으로 곧장 떼였고, 남은 돈 8만원씩을 모아 자신이 팔린 빚을 갚아야 했다. 이곳 보도방에는 A씨 외에도 70여명의 탈북여성이 있었다. 다들 탈북한 뒤 비슷한 처지를 경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탈북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김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7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중국 칭다오에서 인신매매한 탈북여성 70명을 합숙하게 하면서 성매매를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도주한 탈북 여성 조모(33)씨를 찾아내 몸값으로 4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다행히 중간에 무역업을 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의 도움으로 성매매 업소로 끌려가지 않을 수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탈북 여성 대부분이 2~3년 동안 한족과 동거를 강요당한 뒤 여러 고초를 겪다가 결국 성매매업소로까지 팔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공안에게 쫓겨 국내로 들어왔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