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로 김 모(31)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테이블을 만든 홍 모(45)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제조업자 홍 씨는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적외선을 발광하는 LED 도박 테이블을 만들어 1,000만원을 받고 전국 80여개 도박장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테이블에 약 1천 5백여 개의 LED를 깔아놓고 적외선을 투과시킨 뒤 특수 제작된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면, 이를 바깥 '모니터실'에서 받아 카드 문양을 판독하는 식이다.
홍 씨가 만든 LED 테이블은 조작되지 않은 일반 카드도 판독할 수 있어, 카드에 특수용액을 사용한 기존 '목카드'와 차원이 다르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또 기존에 알려진 LED 테이블의 경우, 자체 발열로 인해 2시간 이상 게임을 하기 어렵지만 홍 씨는 20시간 이상 도박을 해도 열이 나지 않는 테이블을 자체 개발했다고 말했다.
구속된 김 씨 등은 홍 씨로부터 사들인 LED테이블 2대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도박장에 설치해주는 대신, 수익금의 30%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기 도박장을 벌인 폭력조직 '부평신촌파' 소속 이 모(35) 씨 등은 이들 '첨단 기기'를 이용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신 모(56) 씨 등 8명으로부터 5억 3천만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LED테이블을 통해 판독한 상대방의 패를 도박장 안 '선수'에게 무전으로 알려주는 '멘트 기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기까지 했다.
'선수'들은 특수 제작된 소형 무전기를 속옷에 감추는가 하면, 3mm 크기의 소형 이어폰을 귀속에 넣어 '멘트 기사'의 베팅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 씨 등 사기도박을 당한 이들도 사실상 전문도박꾼이지만 하루에 1억원을 잃는 등 많게는 3억원까지 뜯겼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기 도박장은 인천 석남동의 한 상가나 서울 역삼동 주택가 등에서 운영됐으며, 경찰은 LED테이블이 유통된 전국 도박장 80여 곳에 대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