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후보자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언론들이 언론자유를 억압한 당사자라고 비난한데 대해 "30년간 역사의 현장을 지킨 언론인으로서 독재정권에 항거해 고문과 투옥을 당하기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언론인으로서의 기자도를 지키기 위해 평생 노력해온 저에게 그같은 비난은 참기 힘든 모욕이었다"며 울먹여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언론탄압을 강행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집중 거론하며 문제 삼았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1988년)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할 때 광주 5.18을 짓밟고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 친 적 있죠"라고 질문했고 최 후보자도 그런 사실은 시인했다.
김 의원은 이어 최 후보자가 분당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5개월 전에 경기도 분당 이매동 땅을 구입한 것을 꼬집으며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면서) 개발 정보를 주던가요"라고 물었고, 최 후보자는 "전임 대통령이 무슨 (분당) 개발 정보를 갖고 정보를 주겠느냐"며 부인했다.
전병헌 의원은 최 후보자가 88년 8월13일 김용갑 총무처장관이 "좌경 세력에 강력 대처하기 위해 올림픽 이후에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을 주는 개헌을 해야한다"고 하자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장이었던 최 후보자가 김 장관을 직접 찾아 "소신발언에 감명받았다. 적극지원하겠다"고 해서 내부적으로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당시 동아일보 노조와 한겨레신문 등을 통해 외부로 알려져 파문을 낳았고 최 후보자는 이례적으로 6개월만에 정치부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한겨레신문은 '기자협회'를 인용해 "당시 동아일보 노조위원장이었던 김아무개씨가 '최 부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는 소문이 돌아 편집국 기자들이 진상 파악을 요구한 바 있으나, 편집국장의 동의 아래 골프를 친 상황 등이 인정돼 없던 일로 했고, 최 부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정치부장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 의원은 전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친 시기가 퇴임 이후인 88년 8월이지만 전 전 대통령은 당시 살아있는 권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까 눈물을 흘렸지만 '악어의 눈물'이라고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전두환 시대 이래 언론집단에서 최대 많은 사람이 강제 징계를 당한 사건의 중심에 최 후보자가 있다는 게 언론계 내부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여당인 홍사덕 의원의 질의시간을 통해 "전임 대통령과 골프한 것은 그쪽에서 제안이 와서 취재기자로서 당연히 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으로 봐서 일선 기자들 눈에는 권력과 유착된 것 같이 보였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장관을 찾아가 지지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