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실체적 진실'과는 별도로 이번 '친필 편지' 사건은 희대의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장자연씨의 친필이라고 주장되던 편지 원본은 장씨의 필적과 상이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또 "편지의 필적은 장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31살 전모씨가 수감중인 광주교도소에서 압수한 적색의 필적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그러나 이 편지들이 전씨의 필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보한 문건이 각각 정자체와 홀림체여서 대조자료로서는 부적합하다"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이들 필적간에는 일부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기재하는 습성 등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며 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과수는 지난 2009년 경기 분당경찰서로부터 확보한 장자연씨 친필노트 5권를 바탕으로 이른바 '장자연 편지'의 진위 여부를 분석해왔다.
국과수는 △문서내용 △글자크기 △글자형태(정자체, 흘림체 등) △필압(글자를 어느정도 압력으로 눌러썼느냐) 등을 기준으로 필적감정을 진행한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양후열 문서영상과장은 "글자크기나 글자형태, 필압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필적의뢰받은 고 장자연씨 편지필적과 고 장자연씨 친필노트의 필적은 상이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이 같은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전모씨 감방에서 압수한 편지 등 원본 24장을 비롯, 전씨 아내나 아내 친구 명의로 이 편지 필적과 유사하게 작성된 또다른 편지 10장을 확보해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