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용병들의 면면은 화려했지만 적응기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국내선수들의 층이 예전만 못했다. 최효진과 김치우는 군에 입대했고 김진규(다렌 스더)는 중국으로 떠났다. 최태욱과 하대성, 한태유, 고명진은 부상으로 빠졌다.
덕분에 지난 시즌 여러 이유로 출전 기회가 적었던 고요한과 최현태, 이규로 등이 주전으로 나섰다. 게다가 공격수 방승환은 원하지 않는 중앙 수비수 자리에 서야 했다.
15일 항저우와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황보관 감독의 말대로 고요한, 최현태 외에도 어경준과 김태환, ‘루키’ 이재안이 선발 기회를 얻었다.
출발은 불안했지만 3-0 대승을 거두면서 희망을 찾았다. 서울은 K리그를 비롯해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FA컵을 모두 치러야 한다. 한 마디로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더라도 ‘더블 스쿼드’가 필요한 상황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합격점을 받은 것.
어경준은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황보관 감독은 “어경준은 초반에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고 골까지 넣었다”고 칭찬했고 항저우 감독도 “7번이 잘 했다”고 말했다. 어경준도 “서울에 돌아온 만큼 첫 골을 계기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안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황보관 감독은 “이재안은 신인으로서 골 결정력과 스피드가 좋아서 기대되는 선수”라면서 “오늘은 득점을 못 했는데 앞으로는 득점을 할 것이다. 위치선정도 좋고 득점감각도 있다. 이기는 시합을 하기 위해서는 이재안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황보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승리를 기점으로 해서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록 아직까지 100% 전력은 아니라 힘든 경기는 계속 되겠지만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했다는 것은 분명한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