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 일행이 묵고 있던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 침입해 노트북 컴퓨터에 들어있는 정보를 수집하려다 도망친 괴한 3명이 국정원 소속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직원들이 국정원 제3차장 산하의 산업보안단 소속 실행팀"이었다면서 "산업보안단은 산업 정보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익에 민감한 국외 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조만간 문제를 일으킨 남성 2명과 여성 1명에게 징계를 내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국정원 직원들 소행임이 사실상 확인되면서 T-50 등 무기수출에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연간 수천억원의 세금을 가져다쓰는 국정원이 허술한 공작을 하다 발각돼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정보기관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무능한 첩보전으로 국가적 망신을 당한 것에 대해 국정원장 파면 등 책임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혀질 경우 처벌해도 실익이 없다"고 말해 경찰이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