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인터넷 게시판의 위력

의경 구타가혹행위 사건 등 경찰 수사 이끌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아고라가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등극하면서 경찰의 재수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재수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일부 확인되고 있지만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등 역기능도 발생하고 있어 또 다른 피해를 낳기도 한다.

17일 대전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 중 손꼽히는 것은 충남지방청 의경 구타가혹행위 사건이다.

지난달 1일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의경의 구타가혹행위 의혹이 유족에 의해 제기됐다. 박모 의경의 어머니 김모씨는 다음 아고라에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 중 작년에 급성 혈액암을 얻어 숨졌는데 병원에서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며 “선임병들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있어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글을 올렸다.

김씨의 이같은 주장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갔고 네티즌들은 비난과 함께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해당 경찰청은 진상조사팀을 꾸려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결국 10여명의 선임병과 해당부대 지휘관을 형사 처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사건이 불거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달 7일에는 성폭행범에 저항하다 억울하게 숨을 거뒀다는 어머니의 글이 다음 아고라에 올라와 재수사를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이 의문사를 당했다며 유족들이 글을 올려 서울지방경찰청이 재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인터넷이 경찰 재수사를 이끌어 내는 순기능도 있지만 부작용도 낳고 있다.

각종 의혹들이 마치 사실처럼 공개되고 이를 통해 일부 네티즌들이 당사자들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무작위로 공개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 14일 대전 모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장애 남학생을 3년간 괴롭혔다는 글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A양의 사과글을 요구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대전지방경찰청과 장애인단체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대전 둔산경찰서장은 17일 아고라에 사실관계를 확인후 엄중 처벌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네티즌들과 A양이 서로 비난글을 올렸고 이로 인해 A양의 얼굴사진까지 공개됐다.

A양의 아버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딸아이가 장애학생을 해코지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졸업을 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글이 오해를 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찌됐든 이번 일의 1차적 책임은 딸에게 있으며 어떤 처벌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며 “이번 일로 인해 딸과 가족들도 충격을 받았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인터넷에 옮긴 일부 네티즌들이 좀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충남지방경찰청 노세호 사이버수사대장은 “인터넷이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되면서 일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사실관계가 와전되기도 하는 부작용도 있다”며 “억울한 일이 있으면 사이버경찰청에 정식적으로 수사의뢰를 해서 엄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인상준기자/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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