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2월 14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주당 김춘진 의원
▷김춘진>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149개 대학 7조원, 맞나요?
▷김춘진> 네, 맞습니다.
▶정관용> 적립금이라고 하는 게 뭐예요?
▷김춘진> 적립금이라고 하면, 이익금의 일부를 어떤 목적을 위해서 보류해두는 돈을 말합니다. 이익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지출상의 여유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대학이 등록금을 받고 일부 국고지원도 받고 재단적립금 극히 일부지만 그것도 하고, 다 쓰고 나서 남은 돈?
▷김춘진>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걸 쓰고 남은 것이 7조원? 많은 대학들은 수천억씩 있다면서요?
▷김춘진> 그렇지요. 제일 많은 대학은 이화여자대학인데, 한 6천2백8십억 정도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연세대학은 3천 9백억 정도요. 각 대학들이 수천억씩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엄청난데요. 그런데 장학 적립금이 평균 8.6%다, 이건 무슨 얘기지요?
▷김춘진> 이 적립금 중에 우리 학생들의 장학금을 위해서 적립하는 돈은 8.9%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대부분을 집 짓고 이런 데다가 많이 적립을 해놓지요.
▶정관용> 적립금을 쌓으면서 이건 어떤 용도다, 용도를 지정하나 보죠?
▷김춘진> 네, 그렇지요. 적립금의 법률적인 근거는 사학재단 재무실계 규칙 제22조 2에 따르면 적립금의 적립 및 사용계획을 사전에 관할 관청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어요. 이 보고에 의하면 장학금은 불과 8.6%에 불과하지요.
▶정관용> 그럼 제일 많은 게 뭡니까?
▷김춘진> 제일 많은 게 외형적으로, 대학들이 건물을 멋있게 지어놓고 리모델링하고,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볼 때 보이는 것은 외형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건물 짓는 데에 많은 돈을 적립해놓지요.
▶정관용> 건축? 그 용도가 대략 몇 퍼센트 정도 되나요?
▷김춘진> 그 용도가 보통 약 40% 가까이 됩니다.
▶정관용> 그 다음은요? 그 다음 많은 것은요?
▷김춘진>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 용도가 있지만, 연구비라든지, 퇴직금 적립이라든지 이런 등등의 적립금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사실 건축에 들어가는 돈은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이 늘어나고 캠퍼스를 더 좀 늘려야 하고, 건물 새로 지어야 하고 이러면 그걸 위해서 돈을 조금 모아둔다, 이런 것도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김춘진> 우리나라의 대학은 규모의 대학을 추구하고 있지요. 그래서 학생 수를 많이 뽑아서 많이 가르쳐서 내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사상 유례없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 약 85%가 대학을 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2016년 이후에 저출산으로 인해서 고등학교 학생수가 감소하고 또 대학의 정원수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은 분명히 줄어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외형을 확대하는 데만 돈을 쓰는데 문제가 있다. 이것은 우리 대학의 서열이 학생들의 수능 실력에 따라서 저 대학이 명문이다, 아니다 평가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4년 동안 우리 학생들을 가르쳐서 그 학생들의 실력이 얼마나 높은지 그것을 평가하는 것이 진짜 평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러한 평가가 객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과 교직원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외형적인 것에 투자해서 손쉽게 우수한 학생들을 뽑으려고 하는, 이러한 얄팍한 생각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오히려 바람직한 측면에서 본다면, 적립금을 쌓아둘 것이 아니라 재단에서 이런 저런 수익사업을 해서 얻든지 아니면 재단에서 기부를 받든지 해서 대학의 적립금이 훨씬 더 많아져서 등록금보다 더 많은 돈이 투자되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김춘진> 그렇지요. 우리 아이들, 세계에서 등록금이 2번째로 비싼 국가지요. 그래서 아이를 낳아서 하나 대학까지 보내는데 약 2억 6천만원이 든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에 100만원 이하 임금 받는 비정규직이 거의 반절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 아이를 낳을래야 낳을 수가 없어요.
▶정관용> 그러니까 저출산이 되는 거지요.
▷김춘진> 그래서 저출산이 되는 건데, 바로 우리 대학에서도 우리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이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게끔. 아이들이 등록금을 대려고 아르바이트를 한 군데가 아니라 세 군데씩 하고, 이렇게 해도 등록금 제대로 벌어서 못 내고. 이렇게 해서 교육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정관용> 그러니까 등록금은 자꾸 올리고 이득이 남은 것은 전부 다 적립금으로 쌓아두고 그건 주로 건물 짓는데 쓰려고 하고, 그 말씀이군요?
▷김춘진> 네, 지난 5년 동안에 등록금 인상률을 보면 연세대학이 26.2%를 올렸어요. 이렇게 많은 적립금을 쌓아 놓고도요. 이화여대도 한 18% 올렸고, 고대도 한 15.5% 올렸습니다. 이렇게 돈을 쌓아놓고도 등록금을 계속 올린다고 하는 것은 저는 큰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난해 10월에 사립대학 총장협의회에서 정부 측에 정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냈어요. 뭐가 부족해서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거지요?
▷김춘진> 우리 대학들이 사실 고등교육 재원에 국가가 부담하는 액수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정관용> 국제적으로 보면 우리가 비중이 굉장히 작지요?
▷김춘진> 국제적인 비중을 보면 고등교육 재원에 투입하는 돈이 GDP 대비 0.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OECD 국가의 평균은 1%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학부모들의 부담률이 높아요. 약 1.5%를, GDP 대비해서 학부모들이 부담을 합니다. 정말 허리가 빠지지요, 그것까지 포함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0.6%를 국가가 부담하고 나머지 1.5%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너무나 많습니다. 학부모들이 너무 힘드시지요.
▶정관용> 그래서 법령으로 각 대학별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을 의무적으로 하라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벌써부터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지요?
▷김춘진>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심의 기구 아닙니까? 그래서 의사결정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약하다. 또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학생과 학교 측의 구성원 비가 학교 측에 유리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대학을 상대로 한 학생들의 정보공개 요구, 대학은 이게 무리하다, 그래서 갈등과...
▶정관용> 제대로 가동이 안 되고 있는 거지요? 대책을 좀 생각해보지요, 국회 차원에서 법률로 좀 보완할 게 있지 않나요? 적립금에서 예컨대 적정 장학금 비율, 연구장학금 비율, 이런 것을 정할 수 없나요?
▷김춘진> 장학금 비율을 늘리고 연구비를 늘리는 고등교육 법안은 현재 없습니다. 또한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격차로 인해서 장학금 비율을 의무적으로 몇 퍼센트까지 하는 것이 현실적인지,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대학들의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교육성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장학금 수혜율을 확대하는데 여야, 정치권, 정부와 함께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정관용> 지금 그런 관련 법률 개정안 나와 있는 것은 없습니까?
▷김춘진> 없습니다.
▶정관용> 빨리 만드셔야 하겠네요.
▷김춘진> 상당히 머리를 맞대고 많은 소통을 통해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지금 거의 유명무실화되어가고 있다는 등록금 심의위원회, 이것도 좀 권한을 강화하고 이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춘진> 저는 당연히 그렇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서 저는 전향적으로 이 심의위원회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대학 재정도 투명하게 공개를 하고, 또 거기에 따라서 학생이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정관용> 지금 숙제가 딱 2개 떨어졌습니다. 등록금 심의위원회 실질화, 그리고 적립금 가운데 장학금 비율, 수혜율 같은 것을 법률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이 두 가지 제도적 개혁을 김 의원, 꼭 좀 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춘진> 네, 알겠습니다.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과위 소속 민주당 김춘진 의원 만났습니다. 잠시 뉴스 들으시고 35분 3부에 다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