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9시쯤 112신고센터로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전화가 들어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 여의도백화점 개인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직원 A씨.
신고를 받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즉시 강력팀 형사과 타격대 등 경찰관 20여명을 현장으로 보내 백화점 고객 전원을 대피시켰다.
오전 10시 40분쯤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이 도착한 뒤 상자를 해체했는데 상자에서 나온 물건은 따로 있었다.
사과상자 2/3크기(가로 36cm, 세로 30cm, 높이 25cm)의 상자 하나에는 1만원권으로 2억원이 들어있었고, 다른 상자는 5만원권으로 8억원이 들어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물류창고를 운영하며 상자를 보관하던 업체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상자들을 보관할 예정이었다.
물건을 맡긴 사람은 이미 1년치 보관료까지 지불한 상황이었다.
경찰조사에서 업체 관계자는 "사무실을 이전할 의뢰인에게 물건을 찾아가라고 연락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았다"며 "혹시 폭발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거액의 현금을 상자에 넣어 보관을 맡긴 사람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