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 '불운의 銅' 성시백 "중국 반칙에 욕나올 뻔"

성시백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개인전에서 중국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좌절하고 말았다. 계주 우승으로 달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성시백(24·용인시청)은 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벌어진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마지막날 경기에서 값진 금메달과 동메달 한개씩을 수확했다. 유일한 개인 출전 종목인 남자 1,000m에서 중국 선수의 반칙 탓에 넘어지는 바람에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곧이어 펼쳐진 5,000m 계주에서 혼신의 질주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나 억울한 하루였다. 성시백은 부상자가 많은 대표팀 안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였다. 성시백의 개인전에 기대를 거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맘먹고 성시백을 견제하러 나온 중국 한지아량에게 끝내 발목이 잡혔다.

경기 초반 맨 뒤에 자리를 잡은 성시백은 인코스를 파고들다 한지아량의 고의적인 밀기에 넘어져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당시 장면을 묻는 질문에 성시백은 "순간 욕이 나올 뻔 했다. 초반부터 그 선수가 계속 말도 안되는 짓을 했다. 앞으로 치고 나갈 때 설마 또 하지는 않겠지 생각했는데 또 방해하길래 너무 화가 났다"며 분개했다.

빙판 위에 넘어진 성시백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천천히 남은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을 따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이 너무나 컸기에 하염없는 아쉬움이 밀려 들어왔다.

곧이어 펼쳐진 계주 5,000m 경기. 성시백은 아쉬운 마음을 추스리고 이호석(고양시청), 김병준(경희대), 노진규(경기고)와 함께 의기투합했다. 단 한번의 실수없이 완벽한 레이스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시백은 "개인전 때의 기분이나 컨디션이 계주에 안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것 없이 다행히 잘 풀린 것 같다. 지난 번 밴쿠버 때는 은메달을 땄는데 이번에 우승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개인전이 하나라 너무 아쉽다. 선두에서 끌고가는 게 가장 낫다고 생각해서 그 연습을 많이 했는데 선두에 나가보지도 못해 너무 아쉽다. 많이 준비했는데 잘 안돼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함께 출전한 엄천호(한국체대)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두 명의 중국 선수 틈에 낀 것이 결과적으로는 화근이 됐다. 중국은 처음부터 한 명을 '성시백 견제용'으로 활용한 것이다.

박세우 대표팀 선임 코치도 "중국 선수들이 너무 거칠게 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첫 코너에서 성시백을 아예 안쪽으로 밀어넣으려고 하지 않았나.그래도 성시백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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