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0’, UAE원전수주대가로 12조원 대출…미공개 계약조건 폭로

건설자금 20조원 중 12조원, 28년 상환조건으로 UAE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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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 보도프로그램 2580이 대규모 해외국책사업인 UAE원전 수주에 미공개 계약조건이 있다고 30일 보도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80’은 이제까지 아랍에미리트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걸로 알려진 원전 수주액 186억 달러 중 우리나라가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야 하며 이 자금의 상환기간은 28년이라고 보도했다.

제작진이 아부다비 현장에서 만난 계약당사자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전 측은 추후 서면을 통해 100억 달러 금융지원사실을 시인했다.

제작진이 만난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출과 관련, 수출입은행의 통상적업무로 굳이 밝힐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제작진은 “해외 원전건설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주기로 계약한건 한국이 한 번도 해본적 없는 이례적 사례”라며 “이를 1년 넘게 공개하지 않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더욱 큰 문제는 아랍 에미리트에 빌려줄 1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워낙 규모가 큰데다 대출 기간도 전례 없이 길기 때문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수출입 은행의 해외발전 플랜트는 총 10개국에 21억달러를 대출해 준 것이 전부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분기 자금조달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국내 민간금융기관들이 동참하지 않아 1년이 넘게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결국 해외에서 돈을 빌려 아랍에미리트에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 대출을 할 경우 이자를 받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아랍에미리트는 우리나라보다 국가신용도가 두단계 높은 더블A이기 때문에 자칫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 와 싼 이자로 빌려주는 기형적인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제작진은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 제2, 제 3의 원전수주에도 무리가 있을 수 있다”라며 “투명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손해보는 사업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라고 이러한 사태를 1년 넘게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 정부의 행태를 지적했다.

방송 후 해당 시청자 게시판 및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SNS 서비스인 트위터 등에는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분노에 찬 시청소감이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lch**는 “총 20조원에가까운 돈이 세금에서 나간다”라며 “국민의 동의나 설명도 없이 날치기로 법통과하고 군대마저 상품으로 팔아먹었다”라고 분개했으며 시청자 blap**는 “사실이라면 이집트처럼 들고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국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MBC 2580의 원전 수주 보도를 보니 어안이 벙벙. UAE가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실상 우리 세금으로 원전을 지어준다는 것. 건설자금 20조 중 10조를 수출입은행에서 28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해야 하다니. 즉각적인 국정조사를!”이라는 시청소감을 올려 많은 트위테리언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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